
[KJtimes=정소영 기자] 세계자연기금(WWF)은 기후변화가 꿀벌 생태계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을 조명한 보고서 ‘기상 변동성과 침입 포식자의 확산을 통해 기후변화가 꿀벌 군집에 미치는 영향’ 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와 외래 침입종 확산이 꿀벌의 생존을 이중으로 위협하며, 생태계 균형과 식량안보까지 흔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WWF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후속 연구로, 꿀벌 군집의 생존 환경이 ‘뉴노멀’로 전환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 상승, 극한 기후의 빈도 증가, 강수량 변화, 외래종 확산 등이 꿀벌의 생존과 먹이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 기상 변동성, 꿀벌 생존 위협
기상 변동성은 벌통 내부의 온도 및 습도 조절 능력에 부담을 주어 꿀벌 군집 붕괴(CCD, Colony Collapse Disorder)를 초래할 수 있다. RFID 칩 기반 모니터링 결과, 꿀벌은 204 m/s의 조건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했으며, 강수와 높은 습도에서는 활동성이 현저히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WWF는 꿀벌 생태계의 붕괴가 수분, 생물다양성, 식량안보 등 필수 생태계 서비스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꿀벌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외래종 ‘등검은말벌’ 확산… 꿀벌 생존에 이중 압박
특히 보고서는 외래 침입종인 등검은말벌(Asian hornet)의 확산을 꿀벌 생존에 대한 또 다른 압박으로 주목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서식 가능 지역이 확대되며, 등검은말벌은 기존 남부 지역을 넘어 서울과 수도권, 강원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꿀벌의 번식과 수분 활동이 활발한 시기와 겹치며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조사팀은 전국 9개 지역에서의 포획 조사와 함께 시민 과학 데이터를 분석해 등검은말벌의 확산 경향을 파악하고, 프랑스 사례와 비교해 여왕벌 출현 시기 및 잠재 서식지를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꿀벌 개체군 손실, 수분 부족, 방제 비용 증가는 양봉업계뿐 아니라 전체 농업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WWF는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조기 방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꿀벌을 포함한 수분매개자의 생태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관심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꿀벌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기후 회복력 확보, 식량 공급의 핵심종으로 평가받는다. WWF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꿀벌 생태계가 처한 위기를 알리고, 생태계 보전을 위한 과학 기반 정책과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보고서 전문은 WWF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