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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중동 전쟁 장기화에 7400억 조기 집행…협력사 '유동성 방어' 나서

공급망 불안·원자재 급등 여파 확산…조선·전력·건설기계 협력망 긴급 지원
HD현대 1분기 실적발표 "매출 19조 6019억원·영업익 2조 8348억원"

[KJtimes=유병철 기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공급망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HD현대가 협력사 유동성 방어를 위해 7400억원 규모 자재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부품 조달 차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협력사 현금 흐름 안정에 직접 나선 사례로 평가된다.

 

HD현대는 14일 협력사 지원을 위해 총 7400억원 규모 자재대금을 최대 9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이란 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해상 물류와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자금 부담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이번 조기 집행은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등 주요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이뤄진다.

 

우선 조선·해양 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약 5680억원 규모 자재대금을 선지급한다. 여기에 HD현대마린엔진이 257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이 100억원 규모 자금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에너지 부문인 HD현대일렉트릭도 1330억원을 협력사에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철강·비철금속·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조선·기계 업종 협력사들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선박 기자재와 건설장비 부품업체들의 경우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아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해상 운임과 일부 산업용 원자재 가격은 중동 지역 군사 리스크 확대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납품단가 현실화 압박"…하도급 연동제도 손질

 

HD현대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협력사 부담 완화 장치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건설기계 부문의 HD건설기계는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하도급대금 연동제'의 조정 주기를 단축하기로 했다. 최근 급격한 가격 변동 상황을 보다 신속하게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또 협력사 긴급 요청 사항에 대한 대응 체계도 강화해 부품 수급과 생산 차질 최소화에 나설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단순 물류 문제를 넘어 협력사 생존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상생 전략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면 중소 협력사들은 현금 흐름 압박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이 선지급이나 단가 연동 조정을 통해 위험을 분담하는 움직임은 협력망 안정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협력사의 안정적인 사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협력사는 운명공동체인 만큼 앞으로도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방안을 지속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D현대는 지난 4월에도 선박 건조 핵심 원재료인 에틸렌과 도료 원료 등을 선제 확보해 중소 협력사의 생산 차질 최소화 지원에 나선 바 있다.

 

◆HD현대 1분기 실적발표 "매출 19조 6019억원·영업익 2조 8348억원"

 

한편, HD현대는 13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 6,019억원, 영업이익 2조 8,3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120.4% 대폭 증가하며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선, 건설기계, 정유, 전력기기 부문 등 주요 사업영역에서 고루 수익성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먼저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고수익 친환경 선박의 매출 비중 확대 △엔진 매출 증가 △해양 부문 수익 개선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8조 1,409억원, 영업이익 1조 3,560억원, 영업이익률 16.7%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20.2%, 영업이익은 57.8% 증가한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 사업인 애프터마켓(AM) 사업의 성장과 벙커링 사업의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18.3% 늘어난 5,7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934억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16.3%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엔진 등 고부가가치 AM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디지털 사업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글로벌 수요 회복 △산업용 엔진 성장 가속화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 72.8% 증가한 2조 3,831억원과 2,075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원팀 시너지를 바탕으로 건설기계 매출을 확대하고 엔진, AM 등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병, HD건설기계를 출범시킨 바 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 2026년 1분기 매출 7조 7,155억원과 영업이익 9,335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체원유 확보를 통한 원료 조달 안정화와 안정적인 공장 가동, 공정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지속 △회전기기 매출 성장세 등의 영향으로 매출 1조 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울산 공장과 북미 생산법인 증설이 마무리되면 성장세가 더욱 견조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 건설기기, 정유, 전력기기 등 전 사업영역에 걸쳐 수익성이 개선되어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선별 수주, 기술 개발,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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