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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노트] 국세청, “육아휴직과 함께 승진적체 현장직원도 챙겨야”

육아휴직 배려 취지 공감 문제는 누적된 승진 불신…현장 "육아휴직만 챙기나" 불만 확산
국세청 관계자 “성실하게 근무하는 7급 장기근무자 배려 취지”

[KJtimes=견재수 기자] 국세청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의 최근 지방국세청 현안회의에서 내린 지시가 ‘트리거’가 된 모양새다.

 

임 청장은 이 자리에서 육아휴직이나 시간제 근무 등으로 근속 승진이 지연된 직원들에 대한 구제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임 청장의 취지는 좋았다. 출산·육아·간병 등 불가피한 경력단절로 인해 승진 기회를 놓친 직원들을 배려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 희생은 누가 보상하나" 내부 불만 고조

 

표면적으로 보면 이견을 달기 어려운 조치다. 저출산 시대에 육아휴직 불이익을 줄이고 가족돌봄 부담을 이유로 승진에서 소외되는 직원을 챙기겠다는 방향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임 청장이 쏘아올린 작은 공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기자>가 접한 정작 조직 내부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거칠었다. 익명게시판과 내부 대화방에서는 남녀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1년 넘게 죽도롤 일하고도 승진 못한 직원들은 무엇이냐'는 반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휴직으로 생긴 공백을 열심히 채운 직원 따로, 승진하는 직원은 따로 식이라는 불만도 많다.

 

 

국세청을 오래 출입한 <기자> 입장에선 이를 단순한 ‘남직원 반발’이나 ‘여성 우대 논란’으로만 해석하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고 본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육아휴직 자체가 아니라 이미 누적될 대로 누적된 국세청 내부의 승진 적체와 인사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국세청은 사실 대표적인 ‘승진 병목 조직’으로 꼽힌다. 특히 7급에서 6급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방청과 세무서별 자리 차이도 크다. 근무평정과 보직 이력, 조직 내 평가에 따라 체감 승진 속도가 크게 갈린다는 불만도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실제 직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나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본다. 체납, 조사, 민원 대응 등 고강도 현장 업무를 오래 맡아온 직원들 상당수 역시 장기간 승진 누락을 겪고 있는데 왜 특정 사유에 대해서만 ‘구제’라는 표현이 등장하느냐는 게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직원들이 무조건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육아휴직 배려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현장 업무로 소진된 직원들의 승진 적체 문제 역시 같이 봐야 한다는 점을 <기자>는 지적하고 싶다.

 

◆"오히려 조직 내 박탈감을 건드렸다(?)"

 

실제 세정가에서는 임 청장의 이번 지시가 ‘오히려 조직 내 박탈감을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승진 구조 자체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특정 사례 중심의 구제 메시지가 나오자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됐다는 얘기다.

 

그간 현장에서는 근속승진 문제를 손보려면 일부 사례 보완이 아니라 승진 시스템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근속 승진 기준을 충족하고도 근무평정 문제나 정원 제한 등으로 승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결국 이번 논란은 ‘육아휴직 찬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조직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인사 공정성과 승진 구조에 대한 신뢰의 문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국세청이 진정으로 내부 사기를 고민한다면 특정 사례 구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왜 10년 넘게 성실히 일한 직원들이 승진 문제로 조직에 냉소를 느끼게 됐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근속승진 기간을 훌쩍 넘기고도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7급에 직원을 배려하려는 취지이지, 모든 육아휴직 직원에 대해 광범위한 특혜를 주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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