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정부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등 급성장한 '구독 경제'를 겨냥해 이용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자동결제 유도와 복잡한 해지 절차 등 이른바 '다크패턴(dark pattern)' 논란이 커지자 처음으로 온라인 구독형 서비스 사업자 전용 법률 안내서를 발간하며 규제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7일 '온라인 구독형 서비스 제공사업자를 위한 이용자보호 정책 안내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 전반에 대한 법령·규제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정부 차원의 안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OTT, 음원, 웹툰, AI 서비스, 쇼핑 멤버십 등 구독 기반 플랫폼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용자 피해 민원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특히 무료 체험 후 자동 유료 전환, 해지 메뉴 은폐, 과도한 위약금 부과 등은 소비자 불만이 가장 집중되는 영역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이미 넷플릭스·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의 '구독 해지 방해 설계'가 규제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정부는 이번 안내서를 통해 온라인 구독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법 요소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입·이용·해지 단계별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분석해 어떤 방식이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담았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는 이용자 동의 없는 유료 가입 유도, 요금·결제조건 은폐, 핵심 기능 임의 중단, 과도한 해지 제한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플랫폼 업계에서 관행처럼 활용돼 온 일부 '락인(lock-in) 전략'을 겨냥한 셈이다.
특히 정부는 단순한 법 위반 사례 나열을 넘어 사업자 행동 기준까지 제시했다. 자동결제 전 사전 고지 강화, 중요 정보의 명확한 표시, 직관적인 해지 절차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구독경제 성장의 역설"…편의성 뒤 소비자 피로 누적
구독경제는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반복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핵심 사업 모델로 평가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지는 어렵고 결제는 쉬운 구조'가 반복되면서 피로감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실제 업계에서는 가입 버튼은 한 번에 가능하지만 해지는 여러 단계 메뉴를 거치게 하거나, 할인 혜택 종료 시점을 불명확하게 표시하는 방식 등이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이번 안내서는 법적 강제 규정만 담은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정부 규제 방향성을 사실상 예고했다는 점에서 업계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구독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사업자와 이용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단기 수익이나 이용자 락인 효과에 집중하기보다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 설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사업자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되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방침도 함께 시사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용자를 오래 붙잡기 위한 설계 유혹도 커진다"면서도 "이제는 해지 편의성이나 결제 투명성이 브랜드 신뢰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