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임금체불 노동자 구제를 위해 마련된 국가 대지급금 제도가 일부 사업주와 노동자들의 조직적 공모 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체불 신고와 가짜 근로관계 조작 등을 통해 수억원대 대지급금을 빼돌리거나 편취하려 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제도 신뢰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지급금 지급 사업장 104곳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6개 사업장 58명이 연루된 총 4억2천300만원 규모의 부정수급 및 부정수급 시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임금체불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에게 국가가 먼저 체불임금과 퇴직금 일부를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이지만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를 범죄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하청 공모부터 위장폐업까지…조직적 범죄 양상
조사 결과 적발 수법은 갈수록 조직적이고 지능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건설현장 원도급업체 A사 대표와 하도급업체 대표들은 공모를 통해 하도급 소속 근로자들을 원도급업체 직원인 것처럼 꾸며 허위 진정을 제기하게 했다. 이들은 대지급금 1억2천200만원을 받아 미지급 하도급 대금을 해결하거나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B사 대표는 실제 체불임금이 없는데도 위장폐업을 한 뒤 노동자들과 공모해 임금과 퇴직금이 체불된 것처럼 허위 신고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2천280만원을 부정 수급했으며 추가로 2천80만원을 더 받아내려다 적발됐다.
건설현장 청소업체 C사의 경우에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공동대표들이 허위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를 작성해 실제 근로자가 아닌 사람을 체불 노동자로 둔갑시키거나, 실제 체불액보다 금액을 부풀려 신고하는 방식으로 총 1억6천만원이 넘는 대지급금 편취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대지급금 신청 빈도와 신청 규모, 변제금 회수 현황 등을 종합 분석해 부정수급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선별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적발 사례는 임금체불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도 관리 강화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하반기에도 추가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부정수급 적발 시 형사처벌과 함께 지급액 전액 환수, 최대 5배의 추가 징수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기 미납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와 국세 체납 절차를 활용한 변제금 회수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지급금은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제도를 악용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부정수급액 환수와 변제금 회수를 강화해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