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SM그룹이 총수일가 회사에 대규모 개발사업 기회를 넘기고 계열사를 동원해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식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은 물론 법인·개인 고발까지 검토하고 나서면서 향후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기업집단 SM 소속 6개 계열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전원회의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관 의견을 담은 문서로,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가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SM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2세가 지배하는 회사에 유망 개발사업을 넘겨주고 자금을 지원했는지 여부다.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 2022년 말 진행된 충남 천안 성정동 아파트 개발사업 과정에서 SMAMC투자대부와 삼환기업이 사업 시행 기회를 총수 2세 개인회사인 에이치엔이앤씨에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업은 시행 당시부터 높은 수익성이 예상됐던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에이치엔이앤씨는 해당 사업을 통해 약 1283억원의 분양매출과 365억원 규모의 분양이익을 거뒀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계열사가 확보할 수 있었던 사업 기회가 총수일가 회사로 이전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기회 이전' 이어 '저금리 자금지원'까지…사익편취 혐의 확대
공정위는 사업기회 제공 외에도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 심사관에 따르면 SM상선과 SM하이플러스는 에이치엔이앤씨에 개발사업 자금을 시중 정상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SM상선은 또 다른 총수일가 회사인 삼라마이다스에도 유사한 방식의 자금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경제적 이익 규모가 약 182억원에 달한다고 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에이치엔이앤씨가 약 17억5000만원, 삼라마이다스가 약 164억원 상당의 지원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내부거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대표 사례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사업기회 제공 금지 규정은 계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을 총수일가 회사에 넘겨 경제적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는 건설·부동산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는 "아파트 개발사업은 수백억원 규모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어 사업기회 제공 여부가 인정될 경우 위법성이 상당히 크다고 평가될 수 있다"며 "특히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이 함께 확인되면 사익편취 구조가 보다 명확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M그룹은 해운과 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자산총액 약 17조4000억원 규모의 대기업집단이다.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지만, 이번 사건이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규제당국의 감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향후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심사관 의견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질 경우 과징금 부과는 물론 법인 및 관련 개인에 대한 검찰 고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기업 제재를 넘어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 부의 이전 문제에 대한 공정위의 경고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 역시 향후 개발사업을 활용한 사업기회 제공과 우회적 자금지원 행위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