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김은경 기자] 가상자산 시장의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수법으로 꼽히는 이른바 '고래(Pump and Dump)' 시세조종에 대해 금융당국이 강력한 제재에 나서 주목된다. 특히 해외 거래소에서 먼저 가격을 끌어올린 뒤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해 차익을 챙긴 사례와 초단타 자동매매(API)를 활용한 시세조종이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감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7월 1일 열린 제12차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 시세조종 사건 2건의 혐의자들에 대해 수사기관 고발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제도 시행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불공정거래 혐의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넘긴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특히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는 이른바 '고래' 투자자의 시세조종과 자동매매 시스템(API)을 이용한 초단기 시세조종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추종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외서 가격 띄우고 국내서 차익…'김치코인' 자동매매도 적발
첫 번째 사건은 대규모 자금을 활용한 장기 시세조종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혐의자는 약 두 달 동안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된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시세를 조작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형 투자자를 '고래'라고 부른다. 혐의자는 해당 가상자산의 글로벌 유통 물량 절반 수준까지 매집하며 사실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뒤 인위적으로 매수세가 강한 시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해외 거래소에서 먼저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 핵심 수법으로 지목됐다. 복수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은 거래소 간 차익거래와 가격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점을 이용해 해외에서 먼저 가격을 상승시키고, 이를 본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해 국내 거래소 가격까지 함께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혐의자가 해외 거래에서는 손실을 감수했지만 국내 거래에서 이를 훨씬 웃도는 이익을 거둬 결과적으로 피해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사건은 국내에서 주로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코인'을 이용한 초단기 시세조종이다. 김치코인은 글로벌 거래대금의 70% 이상이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매도·매수 호가가 얇아 가격이 쉽게 급등락하는 특징이 있다.

혐의자는 먼저 특정 가상자산을 미리 사들인 뒤 자동매매 프로그램(API)을 이용해 1초 안에 수차례 시장가 매수와 시장가 매도를 반복하며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시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동시에 웹(Web) 주문을 통해 매도 10호가 이상의 고가 매수 주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해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의 매수가 몰리자 보유 물량을 분할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행위가 전형적인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방식의 시세조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투자자들에게 가격과 거래량이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하는 종목에 대한 추종매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소수 계정이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목은 대량 매도가 시작될 경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고래' 투자자의 영향력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소수 계정 거래집중 시장경보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상위 10개 계정의 매매 관여율에 따라 ▲50% 이상~75% 미만은 투자주의, ▲75% 이상~90% 미만은 투자경고, ▲90% 이상은 투자위험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 제공 방식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시세조종과 허수주문, 이상거래 등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신속하게 적발하고, 다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고래' 투자자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공조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