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자금을 지방으로 돌리기 위한 정부의 승부수가 본격화됐다. 정부가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가운데 40% 이상을 지방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데 이어 지역 전용 투자리그까지 신설하면서 지역 벤처·첨단산업 생태계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지방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투자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벤처캐피털(VC) 역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금융당국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지역 중심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전재수 부산시장, 한국산업은행, BNK부산은행, 벤처캐피털, 지역 첨단기업 등이 참석했다.
◆국민성장펀드 절반 가까이 지방으로…'지역전용리그' 신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승인된 자금 가운데 46.8%인 6조5000억원을 지방에 배정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조성되는 총 150조원 가운데 40% 이상을 지역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만들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내 '지역전용리그'를 새롭게 도입한다.
지역전용리그는 매년 2000억원씩 5년간 총 1조원을 조성하며, 선정되는 운용사는 결성 자금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 투자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달 중 3개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펀드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방에는 정보 비대칭과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로 인해 자본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지방 기업들이 더 낮은 금리와 더 높은 한도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산이 세계 2위 환적항과 항공정비(MRO) 산업 기반을 갖춘 만큼 미래 모빌리티와 방위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국민성장펀드 21개 승인 프로젝트 가운데 부산 기업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향후 추진될 2차 메가프로젝트에서 미래모빌리티와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부산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지역 투자 생태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안도 이어졌다. 부산·창원 기반 벤처캐피털인 시리즈벤처스는 지역 운용사 육성과 창업기업, 투자기관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창업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 전용 세컨더리펀드 조성을 통해 지역 벤처캐피털의 재투자 여력을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대한항공은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항공운항 관제, 무인기, MRO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향후 항공 피지컬 AI와 지능형 전장관리 운영체제(OS) 등 미래 항공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책금융 공급 확대와 함께 민간 투자 유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혁신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인재 확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역 중심 경제구조로의 전환 없이는 국가 경제의 새로운 도약도 어렵다"며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확대와 지역 기업 자금 접근성 개선 방안 등을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안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