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하림그룹이 식품사업의 판을 키우고 있다. 1206억원을 들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84개 점포를 확보하면서 생산과 물류에 이어 유통망까지 직접 거머쥐었다. 식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그룹 안에서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하림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유통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일각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재무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는 하림의 식품사업 핵심 법인인 하림산업이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실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2021년 589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6억원, 2024년 1276억원으로 계속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1467억원까지 늘었다. 2021~2025년 누적 영업손실은 약 5296억원이다.
반면 매출은 같은 기간 약 216억원에서 1094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출은 커졌지만 돈을 버는 구조는 만들어지지 않은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680억원 투입했는데 적자는 오히려 확대"
무엇보다 하림산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룹 차원의 자금 투입이 있었다는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 2021~2025년 유상증자와 자금 차입 등을 통해 약 26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림지주와 NS쇼핑 등 계열 차원의 자금 투입도 이 과정에 포함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자금이 투입된 이후에도 적자 구조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1년 589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5년 1467억원으로 오히려 약 2.5배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림산업의 매출원가는 1679억원으로 매출 109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며 "매출총손실만 약 585억원이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약 1159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 사업이 정상화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영업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일 경우 무엇보다 신규 유통망이 실제 현금 창출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하림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의 핵심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84개 매장을 지목하고 있다. NS쇼핑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영업부문을 1206억원에 인수했고 공정위는 지난 6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하림은 이를 통해 식품 생산에서 유통까지 연결할 수 있는 자체 판매망을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하림이 매장을 몇 개 확보했느냐가 아니다"면서 "그 보다는 1206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284개 매장이 얼마의 매출과 현금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하림산업의 적자 문제와 연결했을 경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하림 식품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핵심 유통망인가 아니면 적자 상태인 계열사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내부 유통망인가가 핵심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벌써 시작된 계열사 거래…"진짜 시험대는 유통망 아니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것은 실제 인수 이후 계열사 간 상품거래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3분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팜스코·하림·선진·농업회사법인 순우리·하림산업·한강식품 등 하림 계열사로부터 약 109억9200만원 규모의 상품을 매입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거래에 대해 향후 하림의 수직계열화 효과를 판단할 중요한 단서로 보고 있다. 하림산업이 제품을 얼마에 공급하는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얼마에 매입하는지, 물류비와 판촉비는 누가 부담하는지, 최종적으로 어느 계열사에 이익이 남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과거 하림 계열사들의 '올품 부당지원 사건'에서 계열사 간 거래가 문제 된 전례도 있다. 당시 공정위는 하림지주 등 8개사에 약 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관련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과거 사건과 이번 거래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에는 실제 거래가격과 조건이 시장가격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하림그룹은 생산·물류·유통을 하나로 묶었고 이제 남은 것은 하나인데 그것은 바로 이 구조가 실제 돈을 버는 구조인지 증명하는 것"이라며 "하림산업은 5년간 529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룹 차원의 자금 투입에도 적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된 상황에서 하림은 다시 1206억원을 투입해 284개 매장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도 "수직계열화 자체가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생산법인의 원가와 유통법인의 매입가격, 물류·판촉비, 최종 판매가격을 함께 봐야 실제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번 M&A의 성패는 매장 숫자가 아니라 수익성과 현금흐름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면서 "하림이 이번 284개 매장을 통해 5296억원의 누적 적자 구조를 끊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계열사 간 거래 구조를 만들어낼지는 앞으로 공개될 납품가격과 내부거래 내역이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하림측은 "문제없이 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공개될 실적과 거래 관련 숫자가 이 자신감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KJtimes>에서는 후속 기사로 [탐사분석② 하림 284개 매장 확보…그룹 내부거래도 커지나]와 [탐사분석③ 하림 M&A 뒤에 김준영…'올품→하림지주' 승계구도 추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