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면초가' 놓인 사연

특정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비율만으로 판단은 어패" 성토

[kjtimes=견재수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재계가 지목한 계열사는 정 회장이 51.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콘트롤스로 현대산업개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매입을 주도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1999년 현대정보기술 IBS 사업부 파트를 양수하면서 시작한 IT업체로 올 여름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 열전에 뛰어 들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비상장 계열사다.

 

지난 7월과 8,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과 템플턴자산운용이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할 때 가장 주도적이 역할을 했다. 당시 정몽규 회장은 자신과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18.83%까지 지분율을 높여 2년여 만에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8월 들어 템플턴자산운용이 현대산업개발의 보통주 273890주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 19.01%로 최대주주에 다시 등극했다. 정 회장이 2년여 만에 최대주주자리에 올랐지만 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데에는 불과 2주도 안 걸린 셈이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측이 경영권 방어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여의치 않은 결과를 얻은 데다 갑작스런 지분 경쟁으로 인해 그동안 템플턴자산운용과 유지해 온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템플턴자산운용은 최대주주에 오른 후 대외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최대 지분 확보에 대해 단순 투자목적이다라며 경영권과 연결시켜 확대 해석하는 재계의 시선과 거리를 뒀다.

 

현재 재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홈 네트워킹과 소방방재시장까지 진출한 아이콘트롤스가 이전까지는 조용히 본업에 매진하다 최대주주 지분 확보 경쟁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지배력을 강화를 위해 아이콘트롤스라는 비상장 계열사까지 동원해 지분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사실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입하는 동안 150억원의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고 지난 5~7월 사이에만 총 80만주 이상을 매입했다. 게다가 교보증권에 현대산업개발 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맡기고 42억원이란 돈을 대출받아 주식 매입에 섰다.

 

재계일각에서는 아이콘트롤스의 적극적인 지분 매입 행보에 대해 비상장 계열사인데다 다소 도를 넘는 투자 행보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템플턴자산운용은 기존에도 최대주주였고 현대산업개발을 우호적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는 장기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최대주주자리가 잠시 바뀐 상황에 대해 당시 주식 시황 상 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매입하기에 적기였기 때문에 시기가 겹쳤던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며 확대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재계에서는 아이콘트롤스에 대해 오너일가의 곡간을 채워주는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해 아이콘트롤스의 국내 계열사 매출액 625억원을 예로 들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99%(619억원)가 넘는 일감을 밀어주며 아이콘트롤스의 매출에 지대한 수훈을 세웠다는 것.

 

정 회장이 51.0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아이콘트롤스는 지난해 총 8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625억원의 국내 매출과 159억원의 해외 매출을 합산한 것이다. 국내 매출 625억원은 현대산업개발은 물론 아이파크몰과 아이서비스 등의 특수관계사를 통한 내부거래 매출이다.

 

결국 현대산업개발과의 내부거래 619억원(99.67%)과 기타 특수관계사까지 포함돼 압도적인 일감몰아주기 백태를 자행했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또 이 같은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비단 지난해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공시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한 특수관계사로부터 4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2009년에는 5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물론 이 와중에도 현대산업개발은 각각 441억원(97.13%), 496억원(96.87%)의 매출을 올려주는 지대한 역할을 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오너 지분이 높은 특정회사에 대해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재계의 의혹에 대해  아이콘트롤스는 홈네트워크, 최근에는 홈오토메이션인데 이러한 사업을 초기부터 육성해 온 회사다. 시장이 크지 않은데 비율만 보고 일감을 몰아준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 그럼 홈오토메이션 회사 중 아이콘트롤스 말고 어떤 회사와 거래를 해야 하는지 도리어 알려 달라며 성토했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영업이나 이런 부분이 원활하지 않아 다양한 루트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건설경기는 그야말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상태다. 게다가 내년 업황 분석도 회의적이어서 생존을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업황 전체의 분위기 때문에 주택사업 매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행보도 녹녹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의 매출 가운데 60%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나왔다. 1976년 한국도시개발로 창립한 뒤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거쳐 삼성동 아이파크 등 강남의 랜드마크를 속속 탄생시킬 만큼 현대산업개발의 주택시공 능력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다.

 

그러나 주택사업은 회사의 경쟁력보다 업황의 흐름에 따라 좌우 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027억원의 평균영업 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회사에서 예상하고 있는 규모는 절반 수준인 2075억원이다.

 

지난해 말과 올 초 마무리 된 사업비 15297억원 규모의 부산 해운대아이파크와 총 16812억원 규모의 수원 아이파크시티 1·2차는 매출과 순이익이 하향세다. 최근 들어 분양 성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미착공 부동산 PF 리스크도 넘어야할 산이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단지 좌초 위기 상황도 용산 이전 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정 회장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또 다른 시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34년간의 강남사옥 생활을 청산하고 작년 말 용산 아이파크몰로 사옥을 옮겼다. 당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를 반영하고 창립 40주년을 맞는 2016년까지 10조원 규모의 그룹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당시만 해도 용산국제업무단지 건설이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컸다. 또 회사 입장에서는 서울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를 수 있는 용산의 상징적 입지를 선점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각오도 남달랐다.

 

하지만 최근 가장 큰 호재였던 국제업무단지 조성사업이 부도위기에 직면하면서 용산의 상징적 입지 선점을 지향했던 현대산업개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재계의 시선이다. 또 국제업무단지 조성 후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못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지난 6월 카타르 고속도로 입찰에 참여해 2~30년 만에 해외건설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리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단지 조성과 관련해 사옥이 바로 옆에 위치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호재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지리적인 이점보다 상징적인 이점을 기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해외 사업과 관련해 카타르 사업은 다양하게 타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지만 현지법인 설립을 포함해 진행해야할 절차가 있어 입찰에 참여했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향후 국내 주택시장의 범위를 넘어 해외 사업에 대한 다양한 활로 검토 및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