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많이 울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애틋"

2010.12.05 08:44:42

MBC '글로리아' 나진진.."해피엔딩으로 끝나길"

"진진이를 연기하며 매일 울고, 힘들고, 잠 못 이룰 정도로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이번 드라마가 안 끝났으면 좋겠어요. 이제 두 달 남았는데 벌써 허전하고 진진이에게서 어떻게 벗어날지 모르겠어요."
배두나(31)는 이렇게 말하며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 마음이 참 희한한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커다란 두 눈에 애틋한 감정이 덩그렇게 떠올랐다.

MBC TV 주말극 '글로리아'의 주인공 나진진으로 5개월을 산 그를 지난 3일 경기 고양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났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진진이의 찢어질 듯한 가난함을 보여주기 위해 주로 '몸빼바지'를 입은 그는 이날 세트 촬영에서는 부지런히 예쁜 옷들을 갈아입었다.

"진진이가 가수 데뷔를 했기 때문에 요즘엔 예쁜 옷들을 좀 입어요.(웃음) 전 초반에 입고 나온 옷들도 괜찮았는데, 작가님도 진진이가 안타까웠는지 보다못해 정난(나영희 분)이 진진이에게 옷을 많이 주는 것으로 구제해주셨죠. 오늘 촬영 중에는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내용도 있어서 옷이 더 좋네요."
 
배두나는 '글로리아'를 통해 많은 이색 경험을 하는 중이다. 첫 번째는 가수 연기. 얼결에 '대타'로 나이트클럽 무대 위에 올랐다가 진짜 가수가 되는 진진이를 연기하려고 다른 역할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쏟아내고 있다.

"가수라는 설정 때문에 너무 고민했고 세 번이나 출연을 거절했어요. 가창력은 연기력으로 커버가 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노래를 잘 못하는 저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고민했죠. 하지만 일단 하게 된 후부터는 '올인'했죠. 촬영이 끝나면 밤 12시에도 노래를 배우러 갔어요. 세 분의 선생님에게 지도받았는데 노래 따로, 연기 따로 하려니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녹음을 해야 하는 날이면 밤새 녹음하고 해 뜨면 다시 촬영장으로 가야 했어요."
그는 "처음에는 정말 미치겠더라. 내가 가창력은 없지만 듣는 귀는 있는데, 내가 노래를 더 잘하면 극에 더 힘을 실어줄 텐데 그러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힘들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좀 뻔뻔해졌다. 안 그러면 버티질 못하니 어쩌겠나"라며 웃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도망치는 그를 삼고초려 끝에 붙잡았던 이유는 곧 드러났다. 진진이라는 캐릭터로 완벽 변신한 배두나 앞에 가창력 시비는 이내 쑥 들어갔기 때문이다. 평소 일상 연기에 탁월함을 보인 배두나는 가난하고 배운 것 없지만 열심히 사는 진진이를 맡아 외양에 기대지 않는 자연스런 내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진진이는 지금껏 제가 맡은 역할 중 최고로 가난한 것 같아요. 불과 10살 때 부모 잃고 언니는 장애인이 된 상태에서 생활전선에 내몰려 20년을 힘들게 살았어요. 진진이가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그게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진진이는 울면 안 되는데, 서글퍼도 서글프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이인데 배두나는 그런 진진이가 아파서 못견디겠더라고요.

그러다가 보니 진진이도, 배두나도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감동하게 됐다"면서 "좁은 집에 복닥거리며 사는 순녀(김영옥)네 집 사람들이 다 진진이를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들이 한마디씩 하는 말에 감동을 하게 된다"고 했다.

"제가 원래 무심한 성격이고 개인주의적인데 진진이를 연기하면서 인간관계가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드라마에서 누가 중도하차라도 하면 그게 그렇게 섭섭할 수 없더라고요."
2000년 MBC '엄마야 누나야' 이후 10년 만에 출연하는 연속극이라는 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50부작이라고 해도 뭐 크게 다르겠나 싶었는데 오산이었어요. 많이 다르더라고요. '엄마야 누나야' 때는 신인시절이라 지금의 환경과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그동안은 영화와 미니시리즈 드라마만 했기 때문에 잘 차려진 밥상을 받는 경우였다면, 지금은 제가 밥상을 차려야 한다는 점이 큰 차이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됐고, 그 역시 또 하나의 공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글로리아'는 진진과 재벌2세 강석의 멜로가 본격화하면서 상승세다. 그간 존재감이 미약했던 서지석은 강석 역을 맡아 '까칠한 왕자님'으로 부상했고, 진진과 강석의 달달한 애정신은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 역시 배두나의 안정된 연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정지우 작가님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작업해봤기 때문에 달콤한 신이 이어지면 그 후에 곧 그만한 시련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진진이와 강석도 달달한 신이 많았지만 그만큼 아픔도 많을 거라 걱정됩니다. 최근에 그려진 시련은 시련도 아니에요. 앞으로가 문제죠. 서지석씨가 너무 잘해줘 예뻐죽겠어요. 덕분에 멜로의 설렘과 떨림이 잘 산 것 같아요.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진진이가 이제는 좀 행복해져야죠."
일본영화 '공기인형'으로 올해 일본에서 여우주연상 3관왕을 차지하고, 올초 출연한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의 성공에 이어 '글로리아'로 호평을 받은 그는 "부지런히 달려온 것 같다. '글로리아'를 끝내고 나면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공기인형'에서 빠져나오는 데 1년이 걸렸는데, '글로리아'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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