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 ‘계열사 펀드 팔아주기’가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옮겨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계열사 판매 비중을 50%로 제한하는 방안을 3월 중순경 시행한다는 목표로 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펀드 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한 2011년 말 국민은행이 판매한 펀드 중 KB자산운용 상품 비중은 49.49%에 그쳤지만 작년 11월 말에는 54.67%로 커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하나UBS자산운용 상품 비중은 47.84%에서 51.59%로 증가했고, 우리은행의 우리자산운용 상품 비중은 35.50%에서 38.42%로 확대됐다. 또 농협은행의 NH-CA자산운용 상품 비중이 59.00%에서 64.79%로 늘었고, 기업은행의 IBK자산운용 비중은 55.18%에서 61.08%로 상승했다.

반면 주요 증권사들은 작년 계열사 판매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2011년 말 66.40%에 달한 삼성자산운용 상품 판매 비중이 작년 11월 말 56.63%로 10%포인트 가까이 줄었고,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신운용 상품 비중은 50.15%에서 44.22%로 작아졌다. 하나대투증권의 하나UBS자산운용 비중은 42.26%에서 36.82%로 줄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계열사 상품 비중을 줄이는 동안 은행들이 흡수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 등을 거쳐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하면 3월 중순에는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불만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순히 계열사 상품이라는 이유로 ‘50% 룰’을 적용하면 자사의 우수 상품 대신 다른 회사 상품을 추천했다가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고객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