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되짚어본 보험사건...설계사들만의 문제?

2013.12.03 08:46:14

[kjtimes 기획] 당신의 보험은 안녕하십니까? ③

[편집자 주] 대한민국 100가구중 82가구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운 시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험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최근에는 보험왕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보험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탈세부터 보험사기까지 여러 가지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렵지 않게 그 소식을 접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대규모의 탈세 외에도 일반 국민들에게 까지 손을 뻗쳐 선량한 국민들을 빚쟁이로 만드는 파렴치한 행위까지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늘어나고 보험에 대한 불신 역시 이제는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kjtimes>'당신의 보험은 안전하십니까?'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그 이면을 짚어봤다.


[kjtimes=장진우·김한규 기자] 대한민국 최대 보험사로 일컬어지는 삼성생명이 최근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삼성생명의 보험왕으로 일컫던 설계사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면서 보험설계사에 대한 관리 부실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
 
삼성생명 '보험왕'에서 시작된 탈세 비리 혐의 파장이 삼성생명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로 번졌고 결국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고강도 검사를 시작했다.
 
이 때문일까 삼성그룹이 2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그룹인사에서 박근희 부회장은 경질(?)성 인사조치가 내려졌다.
 
 

보험왕 알고보니 '비리왕'
 
지난달 1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직원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37억 원의 회사 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 등)로 인쇄업체 대표 이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1992년부터 2008년 사이 대구와 인천에서 인쇄업체를 운영하며 만든 불법자금 대부분을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예씨에게 150여 개 비과세 보험을 가입해 분산, 은닉했다. 이를 관리해온 예씨는 보험왕을 10년 연속 수상하면서 보험계의 유명인으로 등극했다.
 
예씨는 지난 2001년부터 비과세 보험상품 수백여 개에 가입한 뒤 만기가 되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으로 이씨의 보험 150여 개 약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며 실적을 쌓았다.
 
경찰은 예씨가 보험에 가입해주는 대가로 이씨와 이씨의 부인에게 각각 2~3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중이며, 해약 보험금 중 60억원을 몰래 빼내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07월 부산지방검찰청에 삼성생명 부산대청지점의 대표인 이모씨가 보험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고소인 장씨는 지난 1997년부터 이모씨에게 보험관리를 맡겨온 고객으로 보험 가입기간동안 총 52건의 보험을 가입했지만 현재는 남아있는 보험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씨는 자신의 실적 쌓기를 위해 장씨에게 보험 갈아타는 것을 종용했고 그 과정 중에 발생한 해약금 또는 보험 만기환급금 등을 임의로 편취해 고소를 당하게 됐다. 이런 피해자는 장씨외에도 10여 명 정도가 더 있으며, 모두 같은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과연 그들만의 문제...삼성생명은 몰랐을까?
 
종종 보험왕들은 사기, 배임, 횡령 등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되는 사건에 얽히곤 한다이렇듯 보험왕들의 문제가 지속되다보니 해당 보험회사나 금융당국은 과연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혹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에 대한 의문이 항상 남는다.
 
보험에 관련된 사건사고 대부분은 고액인 경우가 많고 또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기 때문에 과연 회사에서는 이를 몰랐던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척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를 않는다.
 
삼성생명 '보험왕' 문제는 결국 삼성생명의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로 번져 결국은 금감원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2일 삼성그룹은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인사를 단행했다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내부의 문제를 다 잡지 못한 박 부회장에게 책임을 물어 조치된 인사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에 종사했던 여러 관계자들은 보험업계의 현실로는 위와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 및 해결할 수 없어 이런 사고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꼬집는 것은 보험회사의 수당체계다고객은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가입하지만 이렇게 고객에게 유리한 보험은 대부분 수당이 낮거나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아 설계사들은 결국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보다도 수당과 실적이 높은 특약 혹은 보험을 권하게 된다는 것.
 
이런 수당체계 때문에 고객은 자신의 보험 선택권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 또 수당 대부분 선지급 방식이기 때문에 이른바 보험설계사의 먹튀현상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장수하는 보험왕이 없는 것도 문제다. 보험설계사는 오랜 기간 보험사에 머물면서 많은 고객들을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험왕들은 대부분 보험왕 타이틀은 따면 대부분 이직하거나 개인사무실을 차리게 된다. 설계사를 믿고 보험을 맡긴 고객은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대외적으로 전문성 없는 조직으로 비춰지는 것도 문제다. 미국이나 일부 선진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험설계사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국내에서는 보험설계사는 아주머니나 하는 것이나 마지막에 가는 직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매년 설계사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취업도 어려워 보험설계사를 하기 위한 사회 초년생의 지원율도 높은 상황"이라며 "보험설계사의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자격검증도 되지 않은 설계사들의 수도 적지 않을 뿐더러 설계사들의 경쟁만 더 어려워져 갈수록 보험에 대한 문제발생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검증된 보험설계사들을 늘리고, 회사는 돈보다는 고객 자산의 안전을 우선으로 설계사들에 대한 감사를 강화한다면 문제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여기에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움직임과 보험회사의 투명성이 더해진다면 땅에 떨어진 보험의 신뢰도 다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우·김한규 기자 hkk@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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