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九州) 지역의 현지사들이 '한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발벗고 나섰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규슈 지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자 현지사들이 직접 한국으로 달려와 관광객 유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12일 주후쿠오카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규슈 북동부 오이타현의 히로세 가쓰사다 지사와 사가현의 후루카와 야스히 지사는 오는 18~19일 한국에서 박석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등을 만나려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들은 이번 방한 기간 규슈 지역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방한길에는 이시하라 스스무 JR(일본철도) 규슈회장 겸 규슈관광 추진기구 회장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현지사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은 최근 일본 관광산업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에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각각 11.5%와 2.2%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진이 발생한 3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한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3월에는 16만9천295명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8만9천100명에 그쳐 50%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본 항공과 호텔, 요식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까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일본항공(JAL)의 국제선 승객이 25% 감소했으며 전일본공수(ANA)도 15%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호주, 중국 등의 항공사들도 잇따라 일본 취항 노선을 줄였다.
또 도쿄 리츠칼튼 호텔은 객실점유율이 지진발생 전 80%에서 최근 15∼20% 수준으로 급락했고, 도쿄 샹그릴라 호텔은 약 1개월간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조하타 히로시 일본관광청 장관이 "올해 해외 관광객 1천1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후쿠오카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재 일본 관광업은 전체적으로 침체기라서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대대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규슈 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뛰어난 한국을 우선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