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동북호)의 흔적이 중국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에서 발견됐다.
러시아와 북한 접경으로, 삼림이 울창한 연변주 훈춘(琿春) 일대에서는 최근에도 흔적이 자주 발견됐고 적외선 카메라에도 포착됐지만 옌지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출현한 것은 40년 만의 처음이다.
연변주 옌지(延吉)시 싼다오완(三道彎)진 난장즈(南張芝)촌에서 최근 백두산 호랑이의 발자국과 털이 발견됐다고 중국중앙(CC)TV가 5일 보도했다.
지린성 임업과학원 야생동물연구소는 지난달 27일 야산에 방목한 송아지가 야생 동물에 잡아먹혔다는 제보를 받고 송아지가 잡아먹힌 주변을 조사해 야생 동물의 털을 채집, DNA를 분석한 결과 백두산 호랑이의 털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 연구소는 호랑이가 남긴 발자국 등을 토대로 이 호랑이가 체중 175-200㎏에 3살 좌우의 암컷인 것으로 추정했다.
옌지시 임업국 관계자는 "1970년대 발견된 이후 옌지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 흔적이 나타난 것은 40년 만의 처음"이라며 "수렵을 금지하고 삼림을 보호함에 따라 서식 환경이 호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는 중국 내 야생 호랑이가 50-60마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중국 동북지역에 서식하는 백두산 호랑이는 20여 마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훈춘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의 흔적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후린(虎林)시 잉춘(迎春)진에서도 수년 만에 처음으로 송아지를 잡아먹은 백두산 호랑이 흔적이 발견됐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보호 정책에 따라 서식 환경이 개선되면서 중국 내 야생 백두산 호랑이 개체수가 점차 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