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주요기업 절반 이상이 한국을 겨냥해 단행한 수출 규제 정책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4% 일본 기업들은 이 조치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모르겠다·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강화된 후인 지난 7월 초순부터 하순에 걸쳐 일본의 주요 기업 112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교도통신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양국 정부간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초래할 영향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교도통신 분석에는 일본 기업들이 정부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솔직한 견해를 밝히기 어렵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일본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확장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교도통신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진행한 조사에선 이 응답 비율이 77%에 달했다"며 "미·중 무역 갈등의 장기화 속에서 올 10월의 소비세 인상(8→10%)을 앞두고 경기 상황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불안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내년도 경기 전망으로는 '지금과 비교해 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49%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완만하게 확장할 것'이라는 견해는 33%, '완만하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한 답변은 14%였다.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보호주의 고조에 따른 무역마찰과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꼽은 기업이 많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는 조사 대상 일본 기업의 46%가 실적 악화를 우려한 반면 '영향이 거의 없다'고 답한 기업도 31%나 됐다.
교도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거래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을 영향을 우려하는 기업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