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모기업이 게임회사 넷마블인 생활가전 렌탈업체 코웨이(대표 이해선)에서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직군이 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집회를 열고 사측을 향해 고용불안과 만성적인 저임금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하며 한목소리로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단체교섭과 관련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에 소속된 코웨이지부(설치.수리기사),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방문점검원), 코웨이 CL지부는 최근 서울 코웨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이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임금 등을 협상하는 단체교섭에서 무책임한 행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코웨이 노동자들은 설치.수리기사와 영업관리직은 고용형태가 정규직이지만, 방문점검원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이들은 올해 초 공동투쟁본부를 조직했으며, 현재 공동으로 쟁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3개 지부 노동자들은 단체교섭을 파행으로 몰고가는 코웨이에 맞서 회사의 주인으로 대접받을 때까지 더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발언자로 나온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왕일선 지부장은 “교섭에 임하는 사측의 교섭위원들은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태도로 시간만 끌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코웨이지부 임창경 지부장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코웨이가 노동자들에게는 쓸 돈이 없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웨이 CL지부 서대성 지부장은 “회사는 지금까지 온갖 악습으로 현장 노동자들을 옥죄고 부려먹어왔다”며 “갑질 좀 안 당하고, 괴롭힘과 핍박에 서러워 스스로 그만두지 않아도 되는 회사에 다니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 참석한 설치수리기사 등의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현장직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코웨이를 향해 불만도 터져 나왔다.
설치수리기사들은 업무 도중 다쳐도 인력충원이 안 되는 탓에 다친 채로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 방문점검원들은 고객의 집을 방문했다가 개에 물리거나, 성희롱.성추행 등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로 일한다. 영업관리직들은 불합리한 입금체계로 인해 개인 비용으로 제품을 구매해서라도 영업목적을 맞춰야 한다.
설치수리기사 업무를 하는 이승훈 조합원은 “열악한 여건이 방치되는 동안 우리 직군은 그토록 원하던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1년 만에 130여명이 퇴사했다”며 “이게 코웨이의 민낯”이라고 성토했다.
영업관리직인 이시은 조합원은 “회사가 부여하는 영업목표에 따라 급여가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며 “버티다 못한 노동자들이 현장을 버리고 생계 때문에 택배회사로 이직하는 현실을 코웨이는 어떻게 설명할테냐”고 일갈했다.
노조는 “회사의 태도 변화 없이는 투쟁의 중단도 없다”며 “3개 지부 조합원들의 강고한 연대를 통해 서로를 지지.엄호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총파업을 통해 원청 직접고용과 호봉제 도입을 이끌어 낸 바 있는 코웨이지부는 임금 부당대우를 개선 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취약한 고용형태로 인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은 기초적인 노동여건 보장을, 영업관리직으로 구성된 코웨이 CL지부는 과도하게 세분화된 평가등급 제도를 정비해 과열경쟁을 막고 불합리한 입금체계를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코웨이지부의 핵심 요구안은 ▲실적포인트 인상 ▲기본급 정률인상 ▲성과급 균등지급 등이다.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 ▲점검수수료 인상 및 업무상 사용비용 지급 ▲징계절차 양정 기준 마련 ▲조합활동 보장 등이다.
코웨이 CL지부는 ▲기본급 비중 확대 ▲보충협약 체결 ▲행정매니저 직군 교섭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웨이 측은 ‘kjtimes’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말부터 진행된 교섭에 회사는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신의와 원칙에 입각한 진지한 교섭을 통해 모두에게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코웨이 세 지부의 조합원 수는 7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10월 20일 코웨이의 상실교섭을 촉구하면서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