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라이프] "소비자물가 계속 오른다" 도미노 현상 계속 "다시 소비위축?"

2022.07.11 07:16:37

전기세 및 먹거리, 가공식품 물가 계속 올라 "윤정부 물가안정 정책은 글쎄"


[KJtimes=김지아 기자] 코로나19 발생 기간 중 높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75% 이상이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크게 하락하고 이에 직접 영향을 받는 생산자물가도 하락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았지만, 2021년 3월 이후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빨라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의 대부분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결과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측은 소비자물가에 대한 거시변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기여도 부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장기 추세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7월 전기요금 인상 "물가 상승도 도미노" 

7월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이미  5%대에 이르는 상황인데다, 전기요금의 인상은 기업의 생산과 가계 생활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쳐 오름폭을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6월27일 7∼9월분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동제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연료비 조정단가 분기 조정 폭을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으로 제한하던 것에서 최대 ±5원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변경된 데 따른 결과다.

이번 인상으로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7kWh)의 월 전기요금 부담이 약 1535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달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돼 서울시 기준으로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2천220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의 오름세 "오르고 오른다"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라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같은 기간 9.6% 올랐는데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 전기요금이 4월에 오르고 가스요금도 4월과 5월 연달아 오른 결과다.

지난 6월 전기료와 도시가스가 각각 11.0% 올랐고 상수도료는 3.5%, 지역 난방비는 2.4%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 5.4% 가운데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가 0.32%포인트였다. 특히 전기요금은 산업활동에서 기본비용이고 소비자 생활에 밀접히 연관된 만큼 상품과 서비스 등의 물가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전기는 거의 모든 사업의 비용 요소로 전기요금 인상은 비용을 높여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요금이 모든 가정에서 지출하는 생활비인 만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 장보면 20만원 훌쩍" 먹거리 물가 천정부지…4인 가구 식비 9.7%↑, 외식비 17.0%↑

올해 1분기에 4인 가족 식비가 두 자릿수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국 수출 제한 조치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이유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년 전(97만2286원)보다 9.7%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가 4.3% 증가했다.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는데, 특히 외식 물가가 6.1%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이 누적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외식비 상승과 관련해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모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48만6129원)는 1년 새 17.0%나 뛰어오르며 더욱 큰 폭으로 늘었고,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21일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관련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윤 정부 '물가 안정' 최우선 국정 과제 목표도 "공중분해"  

이번 인상으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흔들리게 됐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가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공공요금마저 오르면,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간에 물가 인상을 자제하라고 요구할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 정부는 도로 통행료, 철도 요금, 우편요금, 광역상수도요금, 자동차 검사 수수료 등 나머지 공공요금은 동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요금 등도 오르면서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가 당분간 6%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우리나라가 필연적으로 받고 있는데,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지아 기자 k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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