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 10월 27일 5억불 규모(약 6000억원)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각 국가들이 에너지 확보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이번 대규모 해외사채 발행은 해외 유전이나 가스전 등에 지분투자를 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가스공사는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실탄’을 마련, 정부 차원의 자원개발 열풍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번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국내IB 주관사 선정을 공개입찰방식이 아닌 비공개 입찰하면서, 증권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번 가스공사의 해외채권 발행 주관업무 BoA메릴린치 등 5개 외국계 IB(투자은행)가 맡고 있다. 해외채권 발행인만큼, 한국의 증권사가 주도적으로 주관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5개 외국계 IB외에 비공개로 이뤄진 국내 IB주관사 선정에서 하나대투증권이 뽑혔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이번 가스공사 해외채권 발행업무 참여를 따낸 하나대투증권의 실무책임자가 바로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의 동생인 주모 전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형이 동생을 밀어준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의혹’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도 해외채권을 발행했고, 당시 국내 주관사는 현대증권이 맡은 바 있는데, 주 전무는 당시 현대증권 IB본부장이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가스공사와 하나대투증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국내의 주관사 선정은 외국계 IB들이 평가해 선정한 것으로 가스공사와 무관하다”며 “또 가스공사가 국내의 주관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일도 없는 만큼, 특혜 의혹은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내 주관사는 해외채권발행에 대한 실무를 ‘견학’하는 정도이다. 이에 국내 주관사의 경우 외국계 IB로부터 ‘실비’정도의 수수료만 챙기고 있다”며 “따라서 공개입찰을 해도, 이런 경우에는 경쟁이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도 “가스공사 사장과 주 전무가 형제인 것은 맞다”며 “그러나 시중에 떠도는 얘기는 루머에 불과할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