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3조원에 달하는 사회공헌을 한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5일 발표한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219개사가 한 해 전체 사회공헌에 지출한 금액은 무려 2조9251억4467만원이나 됐다. 한 기업당 평균 지출액이 133억5682만원인 셈이다.
또 사회공헌 지출액이 전년(2020년) 대비 증가한 기업은 50.5%나 됐으며, 25% 이상 늘어난 곳도 26.5%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증가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지원 요구 증가(22.1%)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증가 및 신규 론칭(20.5%) △경영성과 호전에 따른 사회공헌 예산 증가(17.2%) 순이었다.
반면 사회공헌 지출액이 줄어든 기업은 45.5%였는데, 지출이 감소한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대면 사회공헌 프로그램 추진 어려움 (46.5%) △긴급 구호·국가적 행사 등 당해 연도 이슈 부재로 비용 감소(16.3%) 등으로 응답했다.
사회공헌 분야별로는 △취약계층 지원(55.9%) △교육·학교·학술(13.1%) △문화예술 및 체육(11.4%)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취약계층 지원의 경우,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전경련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 요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역발전과 사회적분위기, CEO의 철학이 사회공헌 척도
특히 기업들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 및 지역 발전 기여'(33.2%)를 꼽았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26.5%), '회사(CEO)의 미션 및 철학'(25.1%) 순으로 응답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과 관련, 중점을 둔 분야는 바로 '탄소배출량 감소 등 기후변화 대응'인데 24.3%로 가장 많았다.
두번째 'ESG 경영'으로는 고객 및 근로자 안전 강화(17.7%), 생산활동 내 친환경 가치 실현(16.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화두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기업들의 동참 요구가 커지고, 최근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요구 증가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상윤 전경련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위축된 사회공헌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개하며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했던 한 해였다"며 "비대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지치고 힘든 취약계층과 청년세대 등을 지원한 기업의 노력을 격려하고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케이스1. CEO의 미션 및 철학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과 LG전자의 조주완 사장"
실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를 신환경경영전략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친환경 기술을 미래 경쟁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삼성전자의 ESG경영 방향성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등의 행사속 삼성전자의 모습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우선 신환경경영전략을 기반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를 공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기술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올해초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시무식을 통해 2023년을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친환경 기술을 우리의 미래 경쟁력으로 적극 육성,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것이 되도록 하자는 'ESG 경영 실천'을 강조한 것.
참고로 '신환경경영전략'은 삼성이 지난 2022년 9월 수립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이다. 여기에는 RE100에 가입해 205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 초저전력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사용단계에서의 전력사용량 감축 등 2050 탄소중립 조기 달성 목표로 노력한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해 말부터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 대비해 '워룸'을 운영 중이다. 조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장과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 사업구조로 변화해 나가자"며 포트폴리오 고도화, 고객중심의 사업운영체계 구축, 미래 준비 역량 강화, 워룸 Task 실행 등을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2023년은 고객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에 보다 집중하고 고객에서 답을 찾겠다"며 친환경 지속가능사업, 전지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의 사업화 추진속도를 높일 것을 공표했다.
◆케이스2. '지역발전에 기여' 친환경에 진심인 LG그룹
LG는 ESG경영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환경(E) 부문에서는 수자원관리, 유해물질관리, 대기오염물질 관리 등을 통한 환경영향저감 활동으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2020년 대비 238만4000톤의 용수를 더 재활용·재사용했으며, 일반폐기물 재활용량은 1만7073톤, 지정폐기물 재활용량은 2만4448톤 늘렸다.
또한 LG그룹은 임직원 및 지역사회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한 ‘인권경영’과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을 지속하며, 사회(S)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LG그룹은 인권 정책을 기반으로 인권실사 프로세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잠재적 리스크를 파악해 교육 등을 통해 관리·예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에 투입하는 금액을 늘려가며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고객가치 경영을 중심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한다’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ESG 가치로 삼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환경·사회·거버넌스·성장을 주요 카테고리로 20개 지표를 선정해 내재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LG그룹 계열사들은 ESG경영을 내재화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고객가치 경영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케이스3.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지난해에 이어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ESG 경영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초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목표로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히며 2023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2040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현대차그룹의 계열사(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는 RE100이니셔티브 가입에 최종 승인하는 등 주요 사업장의 사용에너지를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차량 전동화 전환, 공급망 탄소중립 유도 및 지원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ESG 경영 내재화를 기업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친환경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SK그룹은 탄소중립, 지속가능성 등 ESG 기반의 경영을 통해 행보를 지지하는 '찐팬(진짜 팬)'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 고금리·고환율 등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을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화하고,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현재 SK그룹은 ESG 경영 선언 시점인 2021년부터 국내 재계 순위 2위를 차지하며 ESG 경영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