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국내 면세점들의 일회용품 사용이 과도한 것으로 드러나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면세점에서 사용하는 비닐 쇼핑백과 완충재가 한해 수천만 개에 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에서는 ESG 경영을 외치면서 뒤로는 환경파괴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비닐 사용량 줄이는 문제 시급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5개 면세점(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HDC신라) 비닐 쇼핑백 사용량은 1억 1587만 6456매였다.
면세점 비닐 쇼핑백 사용량은 2019년 8843만 8000여매에 달했다가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367만3000여매까지 줄었지만, 올해는 8월까지 약 768만 9000매로 반등했다. 올해 8개월간 사용량이 작년 전체 사용량(약 576만 3000매)보다 많다.
면세품을 충격에서 보호하는 비닐 완충재는 롤형의 경우 2019년부터 현재까지 26만 7553롤, 봉투형의 경우 1억298만 9258매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비닐쇼핑백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롯데면제점(5831만 2562매)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신라면세점(3041만 9590매), 신세계면세점(1884만 매)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롤형 비닐완충제는 신라면세점(12만 8263롤)이, 봉투형 비닐완충제는 롯데면세점(4677만 2000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커지는 강력한 조처 요구 목소리
면세점은 종합소매업체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고객이 상품을 가지고 장거리 이동한다'라는 이유로 비닐 쇼핑백과 완충재 사용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소매업체의 경우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일회용 쇼핑백과 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됐는데 아직은 계도기간이라 단속이나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12개 면세점과 '일회용품·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이제부터 술이나 김치 등 무거운 제품을 제외하고는 종이 쇼핑백을 제공해 비닐 쇼핑백 사용량을 줄이고 비닐 완충재 사용량은 2027년까지 절반 줄인다는 것이 면세업계의 약속이다.
다만 비닐 사용량을 줄이는 문제가 시급한 만큼 더 강력한 조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진 의원은 "면세점 특성을 고려해도 일회용 비닐 쇼핑백과 완충재 사용이 과한 측면이 있다"면서 "계도기간이 끝나가고 면세점 이용객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