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법 통과, 남겨진 과제] "입지·인허가 불확실성 줄었지만 난개발·환경성 우려 여전"

2025.03.07 10:25:18

기후솔루션 "발전단지 입지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기존 공유수면 이용 현황 바탕으로 신중히 결정"
해상풍력특별법 통과로 인허가 비효율성 불확실성 줄어...해상풍력 계획 수립과 투자 활성화 기대



[KJtimes=정소영 기자] 긴 여정을 거쳐, 우리나라 풍력발전 50주년에 맞춰 해상풍력특별법이 마침내 통과됐다. 환경성, 수용성, 경제성을 모두 고려한 해상풍력 보급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해상풍력의 행정 절차를 통합하고 정부 주도의 입지 선정 방안을 담은 첫 입법은 2021년 김원이 국회의원이 발의한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이었으나, 이미 2020년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민과 함께하고,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 발전 방안'을 통해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과 인허가 간소화를 핵심 추진방안으로 포함한 바 있다. 

2024년은 기후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되며, 전세계의 기후 행동 속도가 여전히 느리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줬다. 

해상풍력특별법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법령으로만 존재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다. 이제는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상풍력특별법 통과, 공유수면 특성 고려한 법체계 필요성 대두

현재 국내 해상풍력 보급량은 0.2GW로 정부의 2030년 목표(14.3GW)의 1%에 불과하다.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보급이 더딘 원인으로는 입지와 인허가의 불확실성과 이해관계 조정의 어려움이 지적된다. 

해상풍력 사업은 공유수면에서 추진되지만, 이를 반영한 법체계 없이 진행되다 보니 사업 초기 단계에 진입하는 사례는 많아졌으나, 실제 완공에 이른 사례는 극히 드문게 현실이다. 

기후솔루션은 "해상풍력은 말 그대로 해상, 즉 공유수면에 설치된다. 공유수면은 어업, 선박 통항, 해양생물 서식, 군사 훈련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따라서 발전단지 입지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기존 공유수면 이용 현황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지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 결정 과정이 어땠는지가 인허가 과정과 수용성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

기후솔루션은 또 "지금까지 해상풍력 입지는 풍황계측기를 설치하면 발전사업허가의 유효지역이 설정되고, 이후 환경영향평가, 해상교통안전진단, 군 작전성 검토 등 개별 인허가를 거치며 입지의 적정성이 검토되는 방식이었다"며 "사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지가 확실해야 하는데, 해당 입지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해도 되는지는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점사용허가에서 결정났다. 이렇다 보니 불확실성을 안고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고 해상풍력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처럼 기존 공유수면 이용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해양생태 입장에서도 입지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전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해상풍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번 해상풍력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해상풍력 입지 선정의 주체가 사업자에서 정부로 전환돼 정부가 입지정보망 구축, 부처 간 협의, 민관협의회 등을 거쳐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성과 수용성까지 고려한 적합 입지를 선정하고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결정하게 됐다.

기후솔루션은 "지난달 28일, 해상풍력특별법 통과되면서 정부가 입지적정성을 검토해 지정한 발전지구에 대해 각종 협의 및 인허가를 일괄처리해 그간 지적된 인허가의 비효율성과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입지와 보급물량이 명확해짐에 따라 해상풍력 보급에 있어 필수적인 공급망, 항만, 전용선박, 계통에 대한 계획 수립과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먕했다.

그러면서 "해상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전환은 기후위기시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다. 해상풍력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공유수면에서 진행된다는 점과 여러 행정단계를 거치는 개발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상풍력특별법과 같이 입지적정성 검토를 거친 입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통합적인 개발 절차를 규정하는 법적 기반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해상풍력특별법 통과 이후의 과제 "어떻게 보급할 것인가" 논의 필요 

기후솔루션은 "우연의 일치로 한국 풍력의 날에 해상풍력특별법이 통과되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축하할 시간은 길지 않다"며 "해상풍력 법체계 마련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해상풍력특별법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하위법령에 위임한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 지정 요건, 환경성 평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기준 및 절차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 과정을 어민, 지역 주민, 시민단체, 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투명한 논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특히 법안 논의 단계에서 제기된 난개발 및 환경성에 대한 우려에 귀 기울이며 기본설계안에 대한 해양환경 영향 조사(제16조)와 실시계획 승인 시 환경성평가(제26조) 내용이 구체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정책불확실성을 최소화기 위해 하위법령 마련, 지구 지정, 사업자 선정 입찰에 대한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신뢰할 수 없고 불확실하다면, 본래 목표했던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해상풍력 보급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보급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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