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정부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특위', 위원장: 노연홍)를 개최하고,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특위는 지역‧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24.4.25.)한 사회적 논의기구로서, 출범 이후 본 위원회 및 산하 4개 전문위원회*를 106차례(소위‧간담회 포함) 개최했으며, 심도 있는 논의와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의료체계 전반에 걸친 구조 개혁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24.8.30.)했으며,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필수의료 저수가 퇴출 등 핵심과제들이 차질 없이 이행 중이다.
1차 실행방안이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필수의료 수가 개선 등 시급한 현안 중심의 개혁과제를 제시했다면,
이번 2차 실행방안은 첨예한 이해 갈등, 다양한 쟁점 속 지체돼 온 구조 개혁과제를 구체화했다. △지역의료 강화 및 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한 지역 2차 병원 육성 및 일차의료 강화 △공정 보상 확립을 위한 비급여 적정 관리 및 실손보험의 합리적 개선 △환자-의료진 모두 신뢰하는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등 3대 구조 개혁을 통해 지역‧필수의료 기피와 지나친 개원 쏠림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의료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의료기관 구조 전환 통해 "지역 필수의료의 역량 강화" 지역완결 의료생태계 구축
우선 지역 2차 병원이 기능에 맞추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체질개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시작으로 2차 병원도 기능별로 역량을 특화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전환한다. 병상 수 등 획일적 기준으로 나누어진 종합병원(330개), 병원(1400개)이라는 형식적 구분에서 탈피해, 여건에 맞춰 포괄․거점화 또는 전문화하면서 필수의료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2차 병원의 진료가 활성화된 지금이 역량 강화의 적기로, 2차 병원의 역량을 지속 발전시켜, 대형병원으로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또 "포괄적 진료역량"을 갖추고, 응급 등 "필수기능"을 수행하는 '포괄2차 종합병원'을 적극 육성한다.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해 지역의 대부분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포괄성을 갖추고, 응급 등 필수 진료기능을 수행하는 역량있는 종합병원을 지역 거점화해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집중 지원한다.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중진료권 내에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포괄2차 종합병원이 모두 없는 경우에는 일정 기간 내 기준 도달을 조건으로 예비지정을 병행한다.
포괄 2차 종합병원은 △적정 진료 △진료 효과성 강화 △필수의료 제공 등 지역의료 문제 해결 △진료협력 강화의 4대 기능을 혁신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중등도 수준, 입원 중심의 2차 적합 질환에 진료역량을 집중하고, 비급여 진료를 줄일 것을 목표로 한다. 둘째, 효과적인 진료를 위해 진료비 증가율을 완화하고 환자의 건강성과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진료 등 필수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내 환자 진료의 비중을 상향시킨다. 넷째, 지역 내 병․의원에서 진료 의뢰한 환자와 상급종합병원의 회송된 환자의 비중을 높이는 등 진료협력을 강화한다.
지역 포괄2차 종합병원이 4대 기능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수가 인상 △응급의료행위 보상 △24시간 진료지원 △성과 지원 △지역 수가 도입 등 보상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3년 간 2조원을 투입하고, 투입 금액의 30% 수준은 성과를 지원해 의료 질을 높이고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가치에 대한 보상을 더욱 두텁게한다.
또한, 2차 병원은 지역의료 생태계 복원의 핵심인 만큼, 지역의료지도를 활용해, 의료수요와 공급이 취약할수록 보상을 강화하는 지역수가를 본격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동일한 지표로 평가하는 의료 질 평가제도를 분리·개편해 포괄 2차 병원 성과 지원과 통합·운영하는 등 종합병원 특화 성과지원체계를 확립해 나간다.
여기에 필수특화 기능을 중심으로 전문화하는 경우에도 보상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 포괄 2차 병원, 권역 센터 등과 같이 병원을 규모화․포괄화하지 않더라도, 필수진료에 특화된 전문역량을 갖추고, 24시간 진료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기능 중심으로 보상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고난이도 필수진료 역량을 갖추어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더 적은 보상*을 받고, 특정질환에 대한 24시간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응급의료센터 등으로 지정받지 않은 경우에는 24시간 진료에 대한 보상이 없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굳이 규모화하지 않아도 되는 의료기관도 불필요하게 인프라, 진료과목 등을 확장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필수진료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24시간 진료 등 필수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경우에는 필수특화기능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구조로 개편한다. 의료기관 규모를 불필요하게 확장하지 않더라도 필수특화기능이 우수한 경우에는 이를 전문화할 수 있는 여건을 확립한다.
먼저, △골든타임 내 치료(심·뇌, 외상, 응급) △수요 감소(소아, 분만) △암 진료 △24시간 진료 분야 등 '필수특화기능'을 지정하고, 필수특화 기능 수행 여부와 역량에 따라 보상하는 가칭'필수특화 기능 보상'을 도입한다.
필수특화 기능 보상을 위해 연간 약 천억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첫째, 국가 차원의 특수목적 기능과 진료 역량을 고려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전문진료 기능 수행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암, 응급, 감염병 등 법률로 지정된 특화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보상을 고려한 기관 단위 성과 보상 지원을 도입한다.
이어 △화상 △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특화된 필수진료에 대해 24시간 진료를 하는 경우에는 이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응급·야간 수술이 필요한 중등증 급성복증 진료 기능 유지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필수특화기능 전문진료에 대한 성과 보상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 평가 시 상급종합병원 또는 포괄적 진료역량을 갖춘 종합병원과 동일 지표로 평가를 받아 전문화된 진료를 하는 병원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필수특화 전문진료 기능에 특화된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지역 2차병원 기능 강화를 위해 보상 뿐 아니라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먼저, 수가를 개선해도 병원이 의원보다 더 낮은 보상을 받게 되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환산지수 계약 시 비급여 포함 총진료비 증가율도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진료과 설치, 전담인력 등 규제를 병원별 기능 수행에 적합하도록 개선한다. 적용가능한 분야부터 시범적으로 개선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일차의료 의원 육성을 통해 질병 예방 및 통합·지속적 건강관리 체계 구축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만성‧복합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질병의 예방과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현행의 의원급 진료는 대부분 전문과목 위주로 통합․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에,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통해 예방, 건강관리, 치료 등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진료가 가능한 일차의료를 육성한다.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그간의 질환 중심의 관리에서 확장해, 환자 중심의 지속적 진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건강 개선 정도, 환자 만족도 등을 평가해 성과 보상을 지급한다. 우선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작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일차의료가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병원, 지역 의사회 등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예를 들어 병원 내에 일차의료 지원센터를 운영해 케어 코디네이터 지원 등 일차의료를 지원하는 경우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특정과목 중심 의원은 입원‧수술 서비스 수준 등을 질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기반한 차등 지원 방안을 마련해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국민,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현장에서 실행가능한 실효적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 내 진료협력, 인력 공유 강화 "지역 여건에 맞는 Bottom-up 방식 지역완결 의료체계 구축"
지역 내 진료협력 체계 및 인력 공유를 활성화해 환자 중심 치료 역량을 강화한다.
각 지역의 환자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간 필수의료 중심의 연계‧협력을 강화한다. 먼저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협력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한 후에도 지속 협력 관리하고, 증상 악화 시 상급종합병원에서 최우선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을 확대한다.
또한 암 진료 협력체계를 제도화해 암 환자가 지역 가까운 병원에서 안심하고 진료·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지역 내 중환자 진료협력을 강화하는 가칭'지역 중환자실 네트워크 사업'도입도 추진한다.
인력에 대한 공유․협력을 강화한다. 장소적 제한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진료협력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인력 이동과 협력진료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간 인력 공유에 장애가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한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 포괄 2차 병원 시범사업 참여기관 평가 시에도 '인력 공유·협력'등을 포함해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지역의료지도에 기반한 지역수가를 본격 신설하고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을 추진해 지역 주도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지역 의료생태계 강화를 위해 지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필수분야(분만, 응급 등) 의료자원 수요‧공급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지역의료지도 지표체계 구축하고 활용한다.
획일적 지역 구분이 아닌, 실제 환자 이동 거리 등을 토대로 적정 제공기관까지 접근성 등 취약 지역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지역수가'를 본격 신설‧확대한다.
또한,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의료취약지 등 지역완결 의료가 어려운 지역의 경우 각 지자체 중심으로 지역의 특성에 따라 지역의료발전기금과 연계해 자율적인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아울러 1차-2차-3차 의료 등 공급체계가 구축돼 지역완결 의료가 가능한 지역은 더욱 강화된 연계‧협력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역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일차의료 혁신시범사업을 안착시킨 이후 각 사업의 진료협력 성과 등을 토대로 원하는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기능과 성과 중심의 의료기관 평가체계를 구축해 더욱 공정하게 보상
현행 의료 질 평가, 적정성 평가 등은 의료 질 향상, 필수기능 성과 등과 같은 결과 지표보다는 인프라, 인력 투입 등 구조를 평가하고 있어, 각 기능별로 특화된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능별 맞춤형 평가체계'로 전환한다. 기능별로 평가 대상 및 기관을 구분하고, 해당 기능에 적합한 평가방식으로 세분화해, 유형과 기능에 따른 공정한 성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인력투입 등 구조지표를 축소하고, 환자 건강개선, 효율‧효과적 진료 등 결과 지표를 확대한다.
아울러 유사‧중복 평가체계를 통합‧정비하고 가칭'평가통합포털'을 구축해 자료 제출을 최소화하고 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평가체계 개편을 위한 기반도 확립해 나간다. △중증도를 고려한 환자 건강성과 개선 정도 △효율적·효과적 진료 등 결과 중심의 평가가 가능한 데이터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같은 수술‧시술이라도 환자 나이, 복합상병 등 상태를 반영해 중증도를 분석할 수 있도록 분류체계를 재설계해 현장 수용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