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 속개 회의’(INC-5.2)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과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벗(Friends of the Earth, FoE)은 플라스틱 오염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악화시키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생산 감축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 조항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웨비나 개회 연설에서 “생산과 소비 구조 전환 없이는 정의로운 전환도 불가능하다”며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협상 참여를 요구했다.
◆"유해 화학물질 공개·투명성 확보 필수"
지구의벗 남아공 리코 유리피두 캠페이너는 플라스틱에 포함된 1만 6000여종 화학물질 중 25%가 유해하나 규제받지 않고 있다며, 화학물질 투명성 보장과 추적 시스템 구축을 협약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기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22억 4000톤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감축 목표 설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구의벗 말레이시아 마게스와리 상가라링암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이 화석연료에서 시작돼 전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5%가 플라스틱 생산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소득국이 생산한 폐기물이 저소득국으로 이동하는 ‘폐기물 식민주의’ 구조를 비판하며 국가 간 폐기물 이동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오염자 책임 원칙 기반 재정 메커니즘"
지구의벗 아르메니아 고하르 코자얀은 연간 최대 1조 5000억달러에 달하는 환경·건강 피해 비용을 생산국과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며, 독립적 재정 기구 설립과 기업 분담금 제도를 제안했다.
지구의벗 캐나다 베아트리스 올리바스트리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우선하는 고위의욕연합(HAC)과, 생산 제한에 반대하며 재활용 중심 접근을 선호하는 산유국·신흥국 간의 입장차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환경운동연합 유혜인 선임활동가는 한국이 세계 4위 플라스틱 생산국임에도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협상에서 생산 감축 목표 지지를 공식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재활용은 최후의 수단, 핵심은 감축"
지구의벗 인터내셔널 샘 코사르는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강제력 있는 협약을 촉구하며, “재활용은 최후의 수단일 뿐”이라며 생산 감축이 궁극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INC-5.2는 생산 감축을 명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국제사회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