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노트] BNK금융지주, '깜깜이 인사'에 내정설 짙다

2025.10.17 10:19:27

"추석 직전 몰래 열린 회의…절차는 있었지만 투명성은 없었다(?)"

[KJtimes=견재수 기자] BNK금융지주(이하 BNK금융)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추석 직전 비공개로 개시한 뒤 열흘 넘게 외부에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서류 접수 기간은 고작 영업일 6일에 불과하다.
 
외부 후보들에게는 준비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금융지주 회장 인선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BNK금융의 이번 행보는 내부 승계 시나리오를 위한 짜맞춘 절차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원하라더니, 6일 만에 서류 마감"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추석 직전인 101, 언론이나 임직원에게 별도 공지 없이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그리고 열흘 이상 지나서야 외부에 공개했다. 과거 두 차례 회장 인선에서 이사회 결의 다음 날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 사이 후보 공모는 이미 시작됐다. 외부 서치펌은 임추위 다음날인 2, 외부 후보자들에게 공지를 돌렸다. 서류 접수 마감은 16일로 못 박았다. 경영 비전, 장기 계획서, 자기소개서까지 요구하는 조건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인 9일부터 12일을 제외하면 영업일 기준 단 6일이다.
 
기자가 만난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정을 의도적으로 숨긴 이유가 없다면 왜 이렇게 촉박하고 비밀스럽게 진행했겠냐결국 특정 인사를 위한 시간표 설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임추위와 관련해 “‘이 정도 일정이면 사실상 내부 후보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놓고 형식만 맞춘 것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시각을 전했다.


BNK금융은 이번 보도 직후에서야 임추위 개시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절차가 진행된 뒤였다. 신한금융·우리금융 등 다른 지주사들이 당일 공개·2주 공모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BNK금융은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한 지역금융권의 핵심 축이다. 그만큼 지역 정치권이나 경제계, 관료 출신 인사들이 얽혀 있다.
 
이번 인선 역시 내부에서는 현직 CEO 출신, 외부에서는 관계기관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임추위 구성이 전원 지역 연고 중심이라는 점에서 공정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도 "예의주시 중"
 
현재 금융감독원은 임추위 개시 시점을 외부에 알렸는지 여부만으로 투명성을 판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사후 절차의 공정성을 점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BNK금융의 늦장 공개는 규준 정신 위반 소지가 짙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금융권 지배구조 모범규준에는 임추위는 회장 선임 절차 개시 사실 및 일정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릴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BNK금융은 그동안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선 과정에서 사실상 형식적 문구로 전락한 모양새다. 결국 BNK깜깜이 인사는 제도적 허점과 내부 권력구조의 결합이라는 금융권 고질병을 다시 드러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BNK금융은 지역금융의 상징이자 공공성 높은 기관인 만큼 이번 인선의 불투명성은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지역경제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지배할 것인가라는 권력 구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BNK금융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KJtimes]에서는 후속 기사로 ‘BNK금융자주의 깜깜이 인사, 부산금융의 권력지도를 다룰 예정이다.




견재수 기자 ceo0529@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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