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370만명' 정보 유출에 5만원권 생색"… 배상인가 기만적 마케팅인가

2026.01.26 13:45:51

소비자주권 "정부 조사 결과 전 '셀프 보상'은 오만… 실질적 손해배상 나서야"
"미비한 국내 구제 제도에 소비자들 미국 집단소송행"… 집단소송제 도입 시급



[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의 3370만명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싸고, 쿠팡이 내놓은 '구매이용권' 보상안이 피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성명을 통해 "쿠팡이 법적 책임을 회피한 채 자사 서비스 이용을 강제하는 '플랫폼 락인(Lock-in)'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실질적인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 조사 무시한 셀프 조사… 배상 아닌 이탈 방지용 마케팅"

소비자주권은 우선 쿠팡의 대응 방식이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사태 직후 정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체적으로 유출 계정을 선별해 지난 15일부터 '구매이용권'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단체는 이를 두고 "조사 대상인 기업이 스스로 책임의 범위를 결정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일갈했다.

지급되는 보상의 성격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쿠팡측은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 등 감성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법적 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보상안인 '구매이용권'이 쿠팡 내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유효기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피해 회복을 위해 다시 쿠팡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 구조는 결국 '이탈 방지용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일상 파괴' 대가가 반값?… 소비자는 미국 법원으로

유출된 정보의 심각성에 비해 보상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태로 이름, 연락처는 물론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민감한 생활 정보까지 유출됐음에도, 쿠팡이 제시한 5만 원 상당의 이용권은 국내 법원이 통상 인정해 온 10만원 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들이 겪는 장기적 불안과 2차 범죄 공포를 ‘반값 이용권’으로 덮으려 한다"며 "국내 구제 제도의 한계에 절망한 소비자들이 강력한 배상이 가능한 미국 법원에서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현실은 한국 사법 시스템의 실패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기업의 보상 관행 끊어야… 집단소송제 도입 촉구"

현행법상 공동소송은 소송 참여자에게만 판결 효력이 미쳐, 대다수 피해자가 권리 구제에서 소외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방위적인 보안 투자보다 사고 후 일부 소송 참여자에게 소액의 위자료를 주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체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대규모 소비자 피해에 대한 집단소송제 조속 도입 △소비자단체 등이 원고가 되는 단계적 집단소송제 검토 △정부와 국회의 입법적 결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쿠팡 사태는 더 이상 집단소송제 논의를 미룰 수 없음을 증명했다"며 "기업의 형식적인 보상 관행을 뿌리 뽑고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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