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 위협이 거세지면서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내 민간 상선들의 운항이 실질적인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대체 수송로가 존재하지만, 해협의 막대한 수송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질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강봉주 부전문위원은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긴박한 상황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 세계 석유 소비 20% 지나는 '병목'… LNG 교역도 타격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평균 2000만배럴의 석유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해상 석유 운송량의 27%를 차지하는 규모다. 초대형 유조선(ULCC) 통행이 가능한 이 해협은 대체 수단이 극히 제한적인 ‘에너지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수송 물량 중 원유와 콘덴세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38.3%), 이라크(22.5%), UAE(13.2%) 순으로 비중이 높다. 석유뿐만 아니라 카타르산 LNG(천연가스) 역시 하루 평균 100~110억 입방피트가 이곳을 통과하며, 이는 전 세계 LNG 교역량의 5분의 1에 달한다.
◆ 민간 선박 잇단 피격… 실질적 운항 중단 사태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는 국영방송과 무선 채널을 통해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으며, 실제로 민간 선박 4척 이상이 피격되는 등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에 따르면, 오만 인근에 정박 중이던 ‘SKYLIGHT’호에서 화재가 발생해 선원 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오만만에서 피격된 ‘MKD VYOM’호는 승무원 1명이 사망했다. 바레인 조선소에 정박 중이던 ‘STENA IMPERATIVE’호 역시 공격을 받아 작업자 1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중국 선박에 대해서는 통행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교차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 대체 수송로 '역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전망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물량 우회를 시도하고 있으나, 하루 약 26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해 해협 전체 수송량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사우디의 'East-West' 파이프라인과 UAE의 'Habshan-Fujairah' 터미널은 각각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 가시권에 있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라크 역시 북부 파이프라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남부 바스라 원유를 북부까지 끌어올릴 내륙 수송망이 노후화되어 단기간 내 대규모 수송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단기에 해결할 현실적 방안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당분간 공급 불안에 따른 큰 폭의 변동성 노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