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금융당국이 종합병원·대형학원 운영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으로 구성된 조직적인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함께 구성한 불공정거래 합동대응단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발한 '1호 사건'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6년 3월 11일 열린 제5차 정례회의에서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개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시세조종행위 금지)와 제178조(부정거래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혐의자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A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하고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 등을 활용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했다. 이후 유통 물량 상당수를 확보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뒤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장기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매매와 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가·종가 관여 주문 등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실제로 이들이 제출한 매수 주문량은 전체 시장 거래량의 약 3분의 1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액주주운동' 내세워 기업 압박…자기주식 신탁까지 이용
이들은 단순한 매매 조작을 넘어 기업 내부와 금융회사까지 끌어들여 조직적으로 주가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혐의자들은 A사 임원과 B증권사 직원을 포섭한 뒤 소액주주운동을 명분으로 A사 경영진을 압박해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이후 포섭한 임원과 증권사 직원을 통해 신탁 계좌에서 자기주식 매수 주문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제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관리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 일부를 고가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A종목 시세조종을 계속하는 동시에 유사한 특성을 가진 C종목까지 추가로 조작 대상으로 삼아 범행을 확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 합동대응단의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진행 중이던 불공정 거래는 중단됐다.
이번 사건은 정부가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출범시킨 합동대응단이 처음으로 적발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감시·조사 인력이 협력해 사건을 집중 조사했고,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 진행을 차단했다.
특히 불공정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을 환수하기 위해 지급정지 조치를 처음 적용해 향후 환수 재원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합동대응단은 향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관련 혐의자들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등 행정 제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주가조작은 결국 패가망신으로 이어진다'는 경각심을 시장에 보여주는 사례가 되도록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