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사 순익이 약 2조원 가량 하락할 것이라 분석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적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가 여신금융협회에 의뢰해 현재 추진 중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차별 금지법’이 발효되면 연간 순이익이 9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가 16일 여신금융협회에 의뢰해 ‘카드 수수료율이 업계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수수료율을 1.5% 적용했을 때 업계 수수료 순익이 2조6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드업계의 신용판매 실적 452조원으로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 2.0% 등과 비교해 계산한 결과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순익은 2조원 정도다. 올해 수수료율 1.5%가 일괄 적용되면 6000억원 가량의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셈이다.
수수료율별 순익 감소 규모는 1.6%를 적용하면 1조8000억원, 1.7% 땐 1조3500억원, 1.8%이면 90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카드론 등 각종 신용대출 규제가 올해 강화돼 카드사들의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가 통과시킨 개정안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했다”며 “1.8%의 수수료율을 일괄 적용하더라도 순익이 1조원 가량 줄어 업계에 심각한 경영난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카드사들은 현재 3만원 이하 소액 카드 결제로는 적자라고 주장한다. 결제망 유지 비용이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보다 더 많이 든다는 뜻이다. 전체 카드 결제액 중 3만원 이하가 60%에 달한다.
국내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도 소액 결제에서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이지만 순익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올해 1월부터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원 미만, 우대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적용해 전체 가맹점의 71.5%가 혜택을 보도록 했다. 전체 업종 수수료율은 기존 2%대에서 1.93%로 내려갔다.
자영업자들은 카드 결제의 일상화로 카드사들의 규모가 커져 이익도 비례한다며 1.5% 수준의 일률적인 수수료율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상임대표는 “국민정서와 시장 경쟁을 운운하면서 차별이 합당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야말로 국민 정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라며 “수수료 때문에 적자가 난다고 엄살을 피우지만 검증된 바가 없고 수수료율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카드사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Kjtimes=김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