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들이 신묘년(辛卯年) 벽두부터 잇따라 신보를 내놓으며 격전을 벌이고 있다.
동방신기, 빅뱅의 승리, JYJ 등 스타급 아이돌 그룹부터 엠블랙, 시크릿, 달마시안, 인피니트, 달샤벳 등 이들을 추격하는 후발주자까지 대거 신보를 발표한다.
보통 한해를 마무리한 가수들에게 1-2월은 비수기지만 올해는 스타급과 신인급을 막론하고 연초부터 경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음반유통사 엠넷미디어의 송동훈 음악사업팀장은 2일 "과거에는 9-10월에 신보 출시가 몰렸지만 근래에는 싱글, 미니음반 시장이 형성돼 가수들이 연중무휴 활동한다"며 "아이돌 그룹은 스타급이든, 신인급이든 활동이 끊기면 잊혀진다는 생각에 신곡 활동 주기가 짧아졌고 그로인해 분기별 특징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2인조로 활동할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는 오는 3일 음악사이트를 통해 새 음반 타이틀곡 '왜(Keep Your Head Down)'를 공개하고 5일 신보의 스페셜 판, 12일 일반판을 출시한다.
이미 지난 연말 지상파 방송 3사에 복귀를 알리는 TV 광고를 했고 지난 1일부터 한달 간 전국 11개 지역 436개 영화관에서도 광고를 상영한다.
이들에 이어 빅뱅의 승리가 13일 미니음반을 발표한다.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승리가 처음으로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며 "YG에서 새로이 영입한 프로듀서들과 공동 작업을 해 결과물에 기대가 크다. 2월 1일로 계획했던 빅뱅의 신보 출시는 다소 미뤄졌다"고 말했다.
JYJ(재중, 유천, 준수)는 이달 초 자작곡 등을 담은 음악에세이를 출간한다. 음악 에세이에는 지난해 11월 첫 콘서트 때 선보인 멤버들의 자작곡과 직접 쓴 수필.습작, 일상적인 사진이 담긴다.
수록곡들은 준수가 작곡한 '미션'과 '낙엽', 재중이 작곡한 '삐에로'와 'ID.S' '나인', 유천이 작곡한 '이름없는 노래 파트(Part)1' 등이다.
이들의 뒤를 쫓는 신인급 그룹들의 공세도 거세다.
엠블랙은 이달 초 첫번째 정규 음반을 출시한다.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한 이 음반 홍보를 위해 이미 버스에 티저 광고를 시작했다.
또 지난해 '매직(Magic)'과 '마돈나(Madonna)'로 큰 사랑을 받은 시크릿이 6일 새 싱글을 발표한다. 지난달 31일 뮤직비디오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6일에는 인피니트도 두번째 미니음반을 선보인다. 지난해 6월 데뷔해 '다시 돌아와'로 활동한 이들은 지난달 30일 타이틀곡 'BTD(BEFORE THE DAWN)'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효리의 '유-고-걸(U-Go-Girl)'과 소녀시대의 '지(Gee)' 등을 만든 작곡가 이-트라이브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된 달샤벳도 4일 데뷔 음반을 출시한다.
달콤한 샤벳이란 뜻의 달샤벳은 이-트라이브가 작곡한 타이틀곡 '수파 두파 디바'로 활동한다. 이미 SBS TV '김정은의 초콜릿' 녹화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 9월 싱글 '라운드(Round) 1'으로 데뷔한 달마시안은 2월 첫번째 미니음반을 발표한다.
달마시안의 소속사인 아이에스엔터미디어그룹은 "수록곡 녹음을 마쳤다"며 "타이틀곡 2곡을 결정했고 현재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공격적인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쥬얼리, 티아라 등의 그룹들이 각각 1-2월께, 2-3월께로 음반유통사와 신보 발매 일정을 잡고 음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가수들이 1년 내내 쉬지 않고 활동함에 따라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아이돌 그룹 기획사 대표는 "요즘은 한 그룹이 한해 3-4곡의 신곡을 발표한다"며 "빠른 시간에 수익을 거둘, 상업적으로 계산된 곡을 생산하니 음악 소비 행태도 인스턴트화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탓에 한해 각종 음악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곡들이 적게는 수십곡에서 많게는 100여 곡에 달한다"며 "이제는 과거와 달리 한해 대표곡을 꼽기도 어려운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한 그룹의 멤버는 "활동 휴지기에도 신곡 준비를 한다"며 "신곡을 낼 때마다 녹음에 안무 연습, 뮤직비디오 촬영을 해야 하고 요즘은 연기, 예능 프로그램에 해외 활동까지 겹치니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