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號’ 출항부터 ‘출렁출렁’…리더십은 실종(?)

2014.03.13 08:53:44

연이은 대형사고로 사면초가, 대국민 사과 굴욕까지

 

[KJtimes=이기범 기자] KT ‘황창규가 출항부터 방향타를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 회장이 취임한지 45일 동안 자회사 직원의 사기대출과 개인정보 유출 등 잇따라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비틀거리고 있어서다.

 

이석채 전 회장의 방만 경영으로 위기에 몰린 KT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황 회장의 입장에선 카드를 꺼내기도 전에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더욱이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내 비친 게 대국민 사과자리인 만큼 자존심에도 심한 상처를 입은 셈이다.

 

황 회장은 지난 127, 취임식에서 도전, 융합, 소통을 경영원칙으로 모든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1KT’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취임사와 함께 항해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직후 이어진 과감한 인사 조치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때뿐이었다. 곧바로 불거진 KT 자회사 직원의 3100억원대 사기대출사건이 고난의 시작을 알렸다.

 

KT의 자회사인 KT ENS의 직원이 협력업체들과 담합해 허위 매출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이용해 시중 은행들로부터 수천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은 이 사건으로 인해 황 회장은 계열사 관리 허술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고스란히 받았다.

 

하지만 숨 고르기도 전에 또 다른 악재가 그를 덮쳤다. 오는 13일부터 역대 최장 기간인 45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KT를 포함한 SKT, LG유플러스 등은 이동통신 사업자 간의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이던 중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불이행한 것이 문제가 된 탓이다.

 

황창규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정보유출 사건이다. KT1년여에 걸쳐 고객 1600만명 중 12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이메일, 신용카드번호, 카드유효기간, 은행계좌번호, 고객관리번호, 유심카드번호, 서비스가입정보, 요금제 관련 정보 등 12개 항목이다. 이에 따라 2차 피해발생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조사가 진행과정에서 대한민국 통신대표 기업인 KT가 사실상 해킹에 무방비 상태였다는 정황도 포착돼 보안관리의 허술함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사기대출사건과 정보유출 사건만으로도 버거운 황 회장에게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더해졌다. 최근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내정됐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황 회장 취임 이후 첫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에 쌓여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지상파 재송신 수수료 등의 현안을 이 내정자가 어떻게 풀어내는가에 따라서 KT를 향한 여론의 목소리는 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써는 낙하산 인사만으로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KT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 명령을 받았다. 홈페이지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한 명확한 사항을 증권신고서에 적시해 다시 제출하라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증권신고서를 새로 내고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는데 까지는 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황 회장이 취임 후 갖은 굴욕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8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한 사건에 대해 KT 전 임직원을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 후 사실상 처음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였다면서 삼성출신 스타CEO’로 주목받던 그의 입장에선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황 회장의 굴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YMCA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를 당해서다. 정보유출 사건이 확대될 경우 자칫 검찰청에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1KT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황 회장. 그가 지속되는 악재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난제를 이겨내고 올레를 외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기범 기자 sonyunb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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