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시공 현장(경기도 광주 더샵 오포센트리체)에서 작업 도중 천장이 내려앉는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월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터라 더샵 오포센트리체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사고 현장을 취재한 언론사들의 기사가 삭제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포스코건설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사고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경기도 광주시 오포 고산1지구 C2블록 ‘더샵 오포센트리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2층 천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 209동의 지하2층 슬라브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하중을 견디지 못한 거푸집이 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고 25층까지 올라가는 아파트의 지하 천장이 내려앉은 사고라는 점에서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시는 사고 발생 현장을 점검한 후 재시공 명령을 내렸다. 광주시 주택행정과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전문가와 현장점검을 나갔으며,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 데크 플레이트가 탈락해 콘크리트가 흘러 내린 것”이라고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대해 “사고가 난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시공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감리단이 중요한 공정에 입회해서 체크하게 돼 있다”며 “(콘크리트)타설은 그후 이루어졌는데 감리단을 통해 서류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고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도 점검을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후 <본지>에는 광주 더샵 오포센트리체 공사 현장에 대한 제보 몇 가지가 들어왔다. 포스코건설의 하도급을 받은 협력업체의 이른바 ‘돈내기(돌관공사)’ 의혹이다.
‘돈내기’ 또는 ‘돌관공사’는 건설현장에서 장비와 인원을 집중 투입해 신속하게 공사를 해내는 것을 일컫는 말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공기(공사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내는 근로자에게 일당을 더 챙겨주는 행위를 말한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공기만 단축시키면 임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속도를 올리게 되고 이는 무리한 공기단축이 부실공사로 이어질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올해 1월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현장 붕괴사고는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다음 공정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공기 단축이 건설현장에서 얼마나 위험한 대형 참사를 유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포스코건설의 하도급업체가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 비숙련 작업자가 현장에서 철근을 제대로 조이지 않은 상태로 콘크리트를 부어 붕괴가 됐다는 내용이다.
<본지>는 이 부분에서 제보 내용이 어느 정도 신뢰할 만 하다는 것을 광주시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거푸집이 제대로 체결돼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체결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 콘크리트가 쏟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현장에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되고 있다는 제보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거푸집 체결과 철근 배근이 중요했던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사고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한 커뮤니티에는 ‘포스코건설 오포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실인가요? 뉴스 계속 삭제된다던데’라는 글이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글에는 ‘삭제 계속된다고 글보고 저도 찾아보니까.. 한 군데 기사가 있더라고요 다른 건 삭제되고 가짜뉴스인지 아니면 피해 얼마나 컸는지 궁금하네요;;’라는 글이 올라와 포스코건설이 해당 현장의 붕괴 사고를 은폐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해당 게시글에는 ‘올 12월 입주인데 아직 지하도 안덮었다고?? 것도 지하2층?? 말이안되는데’, ‘헉 진짜네 이틀만에 삭제됐네’, ‘와 대박 기업들 언론장악 진짜였네’, ‘소름 돋는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어 포스코건설의 은폐 의혹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물론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업체에 맡기면서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이들 업체가 부담하도록 하거나 이러한 대금을 조정해 달라는 업체들의 신청 권리까지 제한한 것이 공정위 철퇴를 맞은 배경이다.
이번에 발생한 광주 오포 ‘더샵 오포센트리체’ 신축현장 붕괴사고도 철근 체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콘크리트 타설 도중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사고 아니겠냐는 지적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최악의 살인기업’(민주노총 산재사마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라는 오명을 썼다. 같은 해 포스코건설 현장에서는 1년간 10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산재사망 주요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