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올해 3분기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다 금융권의 고통 분담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4대 금융지주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9%가 늘어난 1조5946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이 1조2713억원(전년 동기 대비 –2.1%)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 1조1219억원(20.8%), 우리금융 8998억원(15.7%)이 뒤를 이었다.
4대 금융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4조 8878억원으로 2분기(4조 3721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이자 이익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 순이익은 10조 1534억원으로, 2분기(9조 7279억원) 대비 4000억원 이상 증가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대출 증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도봉을)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지주의 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5%에 달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금융사의 이자이익 비중 평균은 59%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금융사들이 수익 다변화는 외면한 채 이자 이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자 이익에 대한 과도한 의존뿐 아니라 영업행태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통계에서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나, 예금의 경우 55%가 시장금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요구불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 폭은 예금금리 인상 폭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들이 리스크를 회피하면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기형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새출발기금이 논의 당시부터 ‘차주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는 것은 은행들”이라면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 축소 등을 위한 금융당국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