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제시… "투자자 보호가 최우선 목적"

2024.06.13 15:22:34

철저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무차입 공매도 차단

[KJtimes=김지아 기자] 기관투자자의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내년 3월까지 구축되고, 공매도 관련 대차 ‧ 대주의 상환기간도 최장 12개월로 제한된다. 

불법 공매도로 인한 부당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 제재 수준도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13일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을 주제로 민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관행화된 무차입 공매도가 증권시장의 공정한 시장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금융위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후, 공론화를 통한 공매도 제도개선에 착수해 금융위 ‧ 금감원 및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최종 방안인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민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을 먼저 공개했고 이를 토대로 충실한 공론화 과정을 진행했다. 그간 여러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공매도 전산시스템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중심이 된 전산화 T/F에서 외국인투자자 등 시장참여자와 활발히 소통하며 시행가능한 세부내용을 마련했다. 

여기에 2차례 유관기관 중심의 전문가 토론회(지난해 12월4일과 27일 금투협과 거래소)와 3차례 열린토론 등을 통해 공매도 제도 전반에 대해 폭 넓은 의견수렴과 토론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점검 · 적발 · 처벌도 지속했다. 글로벌IB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9개사의 2112억원 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했고,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기존 2개사는 증선위에서 검찰 고발 및 과징금(256.2억원) 부과조치가 이루어졌고, 나머지 7개사는 제재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공매도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ETF 등의 유동성공급업무(LP) 관련 위험회피 목적 공매도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루어졌다. 

금감원의 점검 결과 불법 공매도나 수익추구 목적의 공매도 등 위규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투자자 보호가 목적'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련된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은 공매도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방안이다. △철저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기관투자자의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거래조건 차이를 해소하며,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우선 첫번째로는 기관투자자에 대해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구축된다. 국내 공매도 거래의 9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공매도 기관투자자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의 구축 대상이 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외국인 21사, 국내 80사로 잠정 집계된다.
 
우선, 공매도 기관투자자는 자체적인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관의 매도가능잔고(보유+차입-상환+기타권리)를 실시간 · 전산 관리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이 나가는 것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

이에 더해, 기관투자자의 모든 매도주문은 한국거래소에 구축되는 중앙점검 시스템(NSDS)의 점검 대상이 된다. 중앙점검 시스템(NSDS)은 기관투자자의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에서 산출되는 잔고 · 장외거래 정보를 보고받고 이를 한국거래소가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모든 매매주문 내역과 대조함으로써 무차입 공매도를 3일 내에 전수점검한다. 거래소는 중앙점검 시스템(NSDS) 구축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며, '25.3월말까지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번째로, 모든 기관 · 법인투자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공매도를 소규모로 하거나 1회만 공매도 주문을 내려는 법인도 모두 공매도 내부통제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공매도 관리부서 지정, 공매도 업무규칙 마련, 공매도 내부통제 관련 정보의 기록 · 관리(5년 보관) 의무 등이 포함된다.


셋째,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의 확인의무가 강화된다. 현재 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역할은 차입공매도라는 사실을 통보받는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모든 기관 · 법인투자자의 내부통제기준을 연1회 이상 확인해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확인된 기관 · 법인투자자에 대해서만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아야 한다.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기관투자자,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기관 · 법인투자자, 확인을 이행하지 않은 증권사에 대해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한다. 

◆공매도 개선...'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 공매도 거래조건 통일 '

기관 · 법인투자자의 대차거래와 개인투자자의 대주서비스 거래조건을 통일해, 개인투자자가 기관 · 법인투자자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공매도 거래조건을 개선한다. 

우선 공매도 목적의 대차 · 대주는 상환기간을 90일, 총 12개월로 통일한다. 단, 대차거래에서는 대여자가 요구할 경우 차입자(기관‧법인)가 결제일 내 즉시 상환해야하는 '리콜' 제도가 유지되나, 대주서비스에 있어서는 최소 90일의 상환기간이 차입자(개인)에게 보장된다.

이어 대주서비스의 담보비율도 대차 수준인 현금 기준 105%로 통일한다. 현재 대차거래에는 현금 105%, 코스피200주식 135% 등 담보 종류마다 상이한 담보비율이 적용되고, 대주서비스에는 담보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한 120%의 담보비율이 적용되고 있다. 개선방안은 대주서비스의 담보비율을 대차거래와 동일하게 현금 105%로 인하하되, 코스피200주식은 120%를 유지함으로써 개인투자자의 거래조건이 보다 유리해지게 된다. 

아울러 불법 공매도에 대한 조사 ‧ 적발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불법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과 제재도 대폭 강화한다. 벌금을 상향하고 징역 가중처벌을 도입해 형사처벌을 강화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형은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고,  부당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징역을 가중토록 함으로써 불법 공매도와 불공정거래의 처벌체계를 일치시킨다. 

또 보다 실효성있는 행정제재를 위해 제재수단을 다양화한다. 불법 공매도 ‧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금융회사 · 상장법인 임원선임 제한(최장 10년) 등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해 실효성 있는 제재수단을 도입한다. 

이 밖에도,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가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공매도잔고 공시 기준을 보고 수준으로 강화한다. (기존: 발행량의 0.5% 이상 → 개선 : 발행량의 0.01% 또는 10억원 이상)

또한, 전환사채(CB) ·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가 공매도를 통해 전환가액에 영향을 미쳐 차익을 취하는 거래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CB · BW의 발행이 공시된 후 발행시의 전환가액이 공시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CB · BW 취득이 제한된다.

◆금융당국 "후속조치 속도감 있게 진행" 계획 피력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법 개정 사항에 대해서는 연내 법 개정을 목표로 국회와 적극 협의해 입법 논의를 지원해 나갈 것이다. 대주 담보비율 인하와 공매도 잔고 공시기준 강화 등 하위규정 정비는 '24.3분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기관 · 법인투자자들이 갖추어야 하는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과 내부통제기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기관 · 법인 투자자들이 연내에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국거래소의 중앙점검 시스템(NSDS)은 이미 구축 절차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5년 3월말까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차 상환기간 제한을 위한 대차 중개기관 시스템 개편도 금년 3분기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공매도의 불법 ·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불법 공매도가 증권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를 해소해, 공매도가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제고하는 건전한 거래기법으로써 활용되는 여건을 조성하고, 더 나아가 모든 투자자가 공정하게 참여하는, '믿고 투자하는 자본시장'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김지아 기자 k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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