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감염병과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이 커지면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자가진단 키트 적용 범위가 대폭 확대된다. 의료기관 방문 이전 단계에서 질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1차 방어선'이 넓어지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병, 마약류, 독감에 대한 자가검사용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규정 개정안을 3월 25일 행정예고하고, 4월 14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자가검사 수요 증가에 따른 제도 정비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동안 자가검사용 체외진단기기는 코로나19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지만, 감염병 확산과 건강관리 방식 변화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새롭게 허용되는 자가검사 분야는 ▲성매개감염체 ▲마약류 대사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등 3개다.
성매개감염체에는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 트리코모나스 감염 등이 포함된다. 마약류의 경우 체내 대사체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존에 중분류 체계로 관리되던 COVID-19 자가검사 키트는 소분류 체계로 세분화돼 품목 관리가 보다 정교해진다.
◆"의료 전 단계 관리 강화"…편의성과 정확성 균형 과제
이번 조치는 단순한 편의성 확대를 넘어, 감염병 확산 차단과 마약류 관리의 '초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자가검사 키트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 방문 전 1차 확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전파 차단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성병의 경우 검사 접근성이 낮아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만큼, 자가검사 도입이 검사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약류 검사 역시 사회적 파장이 크다. 최근 마약류 범죄와 오남용 문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자가검사 키트는 개인 차원의 점검뿐 아니라 예방·관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자가검사의 특성상 정확성과 오남용 우려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식약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품 외부 포장에 '자가검사용' 표시와 주의사항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고, 검체 채취와 결과 판독 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자가검사 결과는 의료기관 진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자가검사용 체외진단의료기기 확대는 감염병과 마약류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함께 국민의 건강 자기결정권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자가검사는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위양성·위음성 가능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의료기관 진단과 연계돼야 한다"며 "정확한 사용법 교육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건정책 전문가는 "코로나19 이후 자가검사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제도 확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향후에는 데이터 관리와 공공보건 체계와의 연계 여부가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