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미래 에너지산업에 미칠 영향

2022.06.14 11:11:47

IEA, 2050년 비중 천연가스·바이오에너지·수소 ‘높이고’ 석유·석탄·원자력발전 ‘낮추고’
대체에너지 개발 방향의 에너지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 각국 주요 관심사로 급부상 중
뉴 패러다임·뉴 에너지체계 확립 과정에서 관련 국가들의 이해 충돌 발생 가능성 농후

[KJtimes=한이웅 논설위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세계에너지 전환(World Energy Outlook)에 대해 오는 2050년 세계 에너지 종류별 소비 비중을 석유 27%, 천연가스 23%, 석탄 16%, 바이오에너지 13%, 기타 신재생에너지 12%, 원자력발전 6%, 수소 3% 등으로 전망했다.


이는 석유에 비해 친환경 에너지인 천연가스는 비중이 높아지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면서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석탄화력발전 축소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는 석탄은 그래도 16% 비중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또한 바이오에너지 비중은 높아지고, 신재생에너지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지 못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탈원전 정책을 펴는 반면 중국과 중동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 등으로 원자력발전이 6%대를 지킬 것이고 수소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3% 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전 얘기다. 이번 전쟁은 이미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우크라이나가 EU권 국가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선전하면서 어느 한쪽의 확연한 군사적 승리도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 대신 러시아의 무리한 전쟁 강행에 대한 다양한 제재방안이 거론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의 현실이 걸림돌이 되자 EU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러시아 등 특정 국가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방향의 에너지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이 각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는 IEA 전망으로 2050년에 예상되는 에너지별 비중 중 천연가스 비중이 줄거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유럽이 LNG 터미널(극저온의 고압 액화가스를 저장하고 필요시 기화해 사용하기 편하도록 하는 터미널) 시설을 대거 확충해야 미국·사우디·카타르산 등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늘릴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신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개발 및 확대 중 신재생에너지나 수소에너지는 지리적, 환경적 제약이나 기술개발 미비 등으로 당장은 크게 비중을 높이기 어렵다. 그러나 난제들이 해결되면 극적인 전환점이 올 수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 풍력·조력 등은 자연환경 상 제약을 해소하기가 거의 불가능(생산자가 원할 때 바람이 분다는 보장이 없음.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중 EU 지역에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전기세가 급등)하다.


그러나 태양광은 지구상의 대규모 사막지역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처까지 효과적으로 송전하거나 태양광패널의 최고 발전효율을 경제적으로 높일 기술개발이 관건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사하라사막의 7%에 태양광패널을 깔면 전 지구가 필요로 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학계의 시각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 정도 기술이면 2050년에 신재생에너지로 발전수요의 100%를 공급하겠다는 독일의 계획도 꿈은 아니다. 태양광패널 효율은 최고 기술들을 적용할 경우 50~55%이나 제작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또 일반 가정용 또는 상용 패널의 발전효율은 15~22% 정도다.


수소에너지의 확산은 신재생에너지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이 국가 차원에서 독일(지멘스)이나 일본(마루베니) 유력 기업들과 수소생산 설비를 개발 및 설치 중이다.


다만 생산된 수소의 저장·운송·보급 관련 기술·설비 개발이 아직 충분치 않고 신규 에너지원의 등장은 현 세계 1위와 2위 에너지 생산국가인 미국·러시아는 물론 기존 에너지 공급·소비체계 등과의 이해관계가 얽힐 가능성도 있어 이를 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계 에너지 시장은 글로벌 탄소중립 추이와 미국의 셰일혁명(2017년 에너지독립 선언, 2018년 에너지 순수출국)이 얽히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미국이 중동산 석유 수송로를 지킬 필요가 약해지면서 중동에서 발을 빼는 추세가 강해졌고 그 탓인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는 물론 투르크스트림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터키도 미국과 관계가 예전만 못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을 주고 있지만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로 대변되는 자국산 화석연료 역량 강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전·현 대통령 모두 천연가스 세일즈에 힘을 주고 있다.


실제로 여러 이유를 들어 러시아-유럽 간 파이프라인 건설에 제동을 거는 등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비중을 낮추려 하고 있고 카타르·이스라엘 등 여타 국가의 유럽을 대상으로 한 천연가스 세일즈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여기에 기존 에너지 기업·산유국들의 이해관계, ···EU·중동의 관계가 난마처럼 얽히고 있어 뉴 패러다임과 에너지체계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관련 국가들의 이해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이웅 기자 yw1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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