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소영 기자]
[KJtimes TV=정소영 기자] 전 세계 화석연료에서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발전원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방부의 10년 전 수준의 규제가 국내 해상풍력 발전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한 환경단체에 의해 제기돼 주목된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은 지난 14일 ‘해상풍력 발전기 500피트 고도 제한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방부는 현재 해상풍력 높이가 500피트(약 152.4m)를 넘는 경우 획일적으로 높이 조정 의견을 내고 있는데, 이 규제가 해상풍력 확대를 틀어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서 높이는 해수면으로부터 해상풍력 발전기 날개(블레이드)의 최상단까지 측정한 길이를 뜻한다”며 “군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관리훈령’ 제11조 제2항에 따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 내의 재산권 행사 시 군사작전 등에 미치는 영향과 해소 대책을 검토하는데, 해상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레이더 망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150여m가 넘는 발전기는 구체적 근거 제시 없이 퇴짜만 놓고 있는 상황이다”고 군 당국의 획일적인 규제를 꼬집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상풍력발전 사업시 받아야 할 29개에 달하는 인허가 가운데 이런 규제를 모두 통과한 사업은 지난 10년 동안 4개에 불과한 실정(지난해 1월 기준)이다.
보고서는 “빠른 에너지 전환의 필요 속에 세계 해상풍력 발전기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발전기 날개가 길수록 같은 바람에서도 보다 효과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획일적인 규제를 신재생에너지의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 저자인 이예진 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인허가팀 연구원은 “국가 안보는 중요한 가치로서 필요한 규제라면 마땅히 지켜야 하지만, 현행 규제는 입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과도하고, 에너지 전환 추세에도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런 규제가 문제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구체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예진 연구원은 “관계부처가 뜻을 모은다면 해상풍력과 군 작전성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 국무총리실 등 여러 부처를 조율할 수 있는 단위가 협력을 주도하고,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해상풍력 보급의 물꼬를 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