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KT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관련 직원들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과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KT 토탈영업TF 소속의 4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망은 2024년 구조조정 이후 확인된 세 번째 사망 사례다. KT새노조에 따르면, 2024년 11월 명예퇴직한 한 직원이 퇴직 일주일 만에 심장마비로 급사했고, 올해 1월에는 토탈영업TF 소속 또 다른 4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불과 5개월 사이에 세 명의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셈이다.
◆ “실적 경쟁과 '줄 세우기' 압박에 직원들 정신적 스트레스 호소”
KT는 2024년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약 2500명의 잔류 직원을 ‘토탈영업TF’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이들은 대부분 선로 유지 및 인프라 업무를 담당해온 기술 인력이었지만, 두 달가량의 온라인 교육만을 받은 채 전혀 다른 성격의 영업 현장에 투입됐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직무 전환이 충분한 지원 없이 이뤄졌다는 데 있다. KT영업 조직은 상품군과 고객 특성에 따라 전문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토탈영업TF는 KT 대부분의 상품은 물론 KT텔레캅 등 계열사 상품까지 모두 판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영업 활동에 필요한 교육과 지원은 거의 없는 상태이며, 실적 경쟁과 이른바 ‘줄 세우기’ 압박이 지속되면서 직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KT새노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토탈영업TF 소속 직원의 75%가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타 부서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구조조정 이후의 노동환경 변화가 직원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T새노조는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망 역시 회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구조조정과 무리한 직무 전환의 결과”라며 “KT는 반복되는 죽음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해 ▲김영섭 대표의 공식 사과 ▲토탈영업TF 해체 및 정상 조직 재배치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심리 상담 및 치료 ▲유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