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HDC 동일인인 정몽규 회장을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다수의 친족 회사가 장기간 계열사에서 빠진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를 알고도 시정하지 않은 점에서 고의성이 인정됐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총 20개 계열사를 누락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7개사, 2022년 19개사, 2023년 19개사, 2024년 18개사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들은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로, 대부분 가까운 친족이 직접 경영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알고도 누락' 판단…장기간 규제 공백 발생
조사 결과, 해당 누락은 단순 실수가 아닌 구조적인 관리 부실이자 의도적 누락으로 판단됐다. 정 회장은 2006년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돼 왔고,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계열사 현황을 지속적으로 보고해 온 만큼 관련 정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자료 준비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친족 회사들이 계열사 요건에 해당한다는 검토 결과가 보고됐고, 누락 시 제재 가능성까지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별도의 편입이나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동일한 방식의 자료 제출이 이어졌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족 회사는 그룹 계열사와 거래 관계를 유지하거나 동일 건물에 입주하는 등 연관성이 명확했음에도 관리 대상에서 빠졌다. 결과적으로 약 20개 기업은 공시 의무나 사익편취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졌다.
이와 관련 경제법 전문가 김모 교수는 "지정자료는 대기업집단 규제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자료"라며 "친족 회사 누락이 반복되면 내부거래 감시나 공시 의무가 무력화될 수 있어 시장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이번 사안은 가까운 친족 기업을 다수 누락하고도 장기간 방치한 점에서 위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며 "기업집단 지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 행위로 보고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반으로 누락된 기업들의 자산 규모는 연간 기준 1조 원을 넘는 수준이다. 2021년 약 1조 원, 2022년과 2023년 각각 약 1.1조 원, 2024년에는 약 1.2조 원 규모로 파악됐다. 일부 기업은 최장 19년 동안 계열사에서 제외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지정자료 제출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유사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