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학생들이 여교사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 인터넷에 올린 김모씨(20, 여)가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여교사를 희롱한 학생들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만 이미 신고기한이 넘었다. '모욕죄'는 친고죄로서 피해자의 신고가 필요한데 신고는 피해를 당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사건은 지난 2006년 7월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모욕죄'로 신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모욕죄'가 아닌 '명예훼손죄'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는 2006년 7월 초 경남 김해의 한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A씨(35)가 학생들로부터 성희롱 당하는 장면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동영상을 촬영한 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시켰고 빠르게 확산되자 며칠 뒤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동영상이 퍼진 상태였고 최근 다시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인데 피해자 A씨가 처벌의사를 밝혀왔다. 명예훼손죄의 공소시효는 5년인데 불과 5개월을 앞둔 시점이다. 21일 밤 김씨를 붙잡아 1차 조사를 했으며 오늘(22일) 2차 조사를 했다. 조사를 마무리 지은 후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기간제 교사를 시작한 뒤 처음 교단에 선 날이었으며 현재는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은 지난 18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동영상란에 '개념 없는 중딩들'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논란이 됐다.
1분 37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중학생들이 교실에서 젊은 여교사에게 "첫키스가 언제냐" "첫경험은 언제냐" "초경은 언제했냐"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참다못한 여교사가 학생들에게 다가가 주의를 주지만 학생들은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이쁘네"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네티즌들로부터 "버릇없다" "학생으로서의 기본 인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비난 받았다. 정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