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나는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다. 앞으로 우리 경제, 기업이 많은 발전 있을 수 있게 많은 도움 부탁한다.”
총수 공백기 CJ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해낸 샐러리맨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27일 CJ㈜ 주주총회를 끝으로 명예롭게 퇴진했다. 이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부회장직만 유지한다.
사실 재계에서는 몇 년 동안 ‘CJ 구원투수’로 널리 알려진 이 부회장의 퇴진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폐 질환이 있는 그가 수차례 퇴진 의사를 밝혀왔던 탓이다. 하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의 만류로 CJ그룹 경영 정상화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재계에서 이 부회장은 CJ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그는 총수인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된 다음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에 포함됐고 이후 CJ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 이 부회장이 걸어온 발자취는 어떨까.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1946생으로 5남2녀 중 장남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장남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영남대 법대에 진학한 이 부회장은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 삼성GE의료기기 사장 등을 지냈다. 그런가 하면 GE코리아 회장, GE헬스케어 아시아성장시장 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도 역임했다.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CJ에 영입돼 2014년부터 지주사인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어난 이채욱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은 경영을 잘하시는 분으로 건강 때문에 공백이 있었지만 이제 모두 회복하고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며 “지난 5년간 많은 은덕을 입었고 마지막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채욱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공식 복귀하고 CJ그룹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아름답게 퇴장하는 셈”이라면서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자라 대기업 CEO 자리까지 오른 ‘성공신화’를 쓴 인물이자 위기의 CJ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끈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