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times=견재수 기자] 동부그룹의 지배구조는 순환출자구조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매우 복잡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총수 일가가 각 계열사의 지분을 골고루 갖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07년 김준기 회장이 외아들 남호씨와 딸 주원씨에게 상당 부분의 동부CNI 지분을 증여한 데 이어 올해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가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그룹 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재계에서는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이를 통해 2세 승계와 복잡한 지배구조를 획일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분석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비즈니스 영역은 크게 제조업과 금융업으로 나눌 수 있다. 제조업의 대표적인 계열사는 건설과 제철이며, 금융업은 화재와 증권이다. 이 가운데 비금융 업종의 매출이 더 높다.
하지만 2010년 기준 연매출 규모는 동부화재가 약 6조 9500억원 규모로 그룹사 가운데 가장 높다. 제철은 2조 6100억원, 동부건설 2조 2800억원, 동부생명 1조 6300억원 순이다.
동부그룹의 특징은 총수 일가가 핵심 지배 계열사의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면서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말 기준, 김준기 회장이 동부생명 7.10%, 동부제철 5.04%, 동부건설 10.97%, 동부화재 7.87%, 동부하이텍 3.80%, 동부씨엔아이 13.02%, 동부증권 5.00%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김남호씨는동부제철 9.22%, 동부건설 4.01%, 동부화재 14.06%, 동부증권 6.38%, 동부하이텍 2.14%, 동부씨엔아이 50.88% 등 6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딸 주원씨도 동부제철 1.56%, 동부건설 0.02%, 동부화재 4.07%, 동부하이텍 0.41%, 동부씨엔아이 10.68% 등 6개의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부그룹은 핵심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를 통한 지배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동부건설은 13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동부인천항만과 대성냉동운수, 화인AMC 등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계열사 10곳에 대해서도 최대주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과 함께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계열사는 동부화재다. 동부건설의 지분 가운데 13.73%나 보유하고 있는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동부증권과 동부생명의 지분을 각각 19.92%와 39.49%를 갖고 있으며, 동부자동차보험손해사정 100% 등 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 내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다시 동부상호저축은행과 동부자산운용의 지분을 각각 49.98%와 55.33%를 보유하고 있다.또 동부씨엔아이는 동부정밀화학의 최대주주로 지분 21.58%를 보유함으로써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계열사 간 합병과정을 거친 동부씨엔아이는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의 지분을 각각 17.55%와 13.41%를 보유하며 제조부문 핵심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