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심상목 기자]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그룹 인수에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또 다시 난항속으로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지난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국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임원진과 이사진이 참여한 긴급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금융 측은 인수합병(M&A) 사안에 대해서는 비밀 유지 의무가 있고 M&A 과정에 대한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KB금융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등 상임이사와 사외이사 7명 등 10명의 이사진이 참여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관련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았다”고 전해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약 20분 만에 회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가운데 우리금융 관련 논의는 한 15분 정도였다. 일각에서 예상한 것과 같은 격론은 없었다”고 전했다.
KB금융 경영진은 우리금융 인수 논의 대신 최근 금융권 거대 이슈로 등장한 양도성예금증서(CD) 담합 논란과 대출서류 조작 논란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KB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ING생명 인수 등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연관 짓고 있다. 한번에 두 가지 인수·합병(M&A)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KB금융 안팎에서는 이미 며칠 전부터 예비입찰 불참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어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전 불참 선언에 대해 증권가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26일 토러스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우리금융 입찰 참여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부정적이었다”며 “그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KB금융 주가는 실제로 약세를 보였던 만큼 입찰 포기 선언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역시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비은행부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이날 “인수전 불참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우리금융 합병후 정부 잔여지분, 매수청구권, 합병시너지 불확실성, 정치권과 노조반대에 따른 합병후 물량부담과 기업가치 개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은 실제 증시 상황으로 이어졌다.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전 불참 선언 이후인 26일 오전 현재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주가는 전날보다 150원(0.45%) 오른 3만315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