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1888년 영국의 매춘부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서정적인 음악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뮤지컬 ‘잭더리퍼’가 올여름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살인마 잭, 사랑하는 연인 글로리아를 위해 원치 않는 살인에 동참하게 된 외과의사 다니엘, 그리고 그들을 쫓는 경찰 앤더슨과 기자 먼로의 이야기가 130여 분간 펼쳐진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화려한 볼거리,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흡입력, 서정적이며 드라마틱한 선율과 웅장한 음색 등 뮤지컬 흥행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자욱한 연기와 회색빛 조명으로 런던의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무대는 마치 영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런던의 뒷골목을 표현한 무대는 스산한 달빛아래 살인현장이 일어날 것 같은 음산한 기운마저 감돈다. 빠르게 움직이는 회전식 무대로 장면 전환이 신속히 이루어지며 긴장감을 배가시켜준다.
안재욱, 신성우, 이건명, 소냐, 양꽃님 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다니엘 역을 맡은 배우 안재욱의 연기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한 적도 있지만 기대 이상의 가창력은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여기에 수사관 앤더슨, 기자 먼로, 살인자 잭, 다니엘이 첫눈에 반한 여인 글로리아, 앤더슨의 옛 애인 폴리 등은 누가 주연이고 조연이고 구분할 것도 없이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동시에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합을 이룬다.
절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흥겨움과 귀에 착 감겨오는 뮤지컬 넘버는 또 한 번 감동을 전한다. 하드록부터 펑키, 팝,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컬넘버는 캐릭터와 각 장면의 연결고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스릴러의 치밀하고 계산적인 공식에 힘을 더한다. 특히 파워 넘치는 보이스와 생동감 넘치는 살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잭의 ‘이 밤이 난 좋아’는 소름끼치도록 음산하면서도 화려하다.
스타 배우들의 출연과 실제 영국의 미해결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국 정성에 맞게 각색한 탄탄한 스토리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잭 더 리퍼’는 후덥지근한 여름의 열기를 스산하고 오싹하게 만들어 준다. 8월 2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