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심상목 기자]삼성그룹 내 정보보안 자회사인 시큐아이닷컴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회사 매출의 절반이 그룹 계열사의 물량을 수주해 발생한 이익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관련업계와 시큐아이닷컴 등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8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큐아이닷컴은 또 이러한 매출을 통해 세전이익 202억원, 당기순이익 164억원을 실현했다.
시큐아이닷컴은 이 같은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해 “10여 년 간의 노하우와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NIS 학내망 사업, 대형금융사 보안 SI사업을 수행하며 대형 프로젝트 노하우를 쌓았다”며 “2010년부터 진출한 일본 UTM 시장에서 소형 UTM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시큐아이닷컴의 실적 호조에 대해 삼성그룹 계열사로써 그룹 물량이 없었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시큐아이닷컴의 매출 절반의 물량이 삼성그룹 내 물량인 점을 이유로 이 같은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에 따르면 매출액 중 지난해 삼성그룹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비중은 약 59%였으며 대외 매출 비중은 41%였다. 이를 지난해 매출 831억원에 대입하면 약 400억원의 매출이 그룹을 통해서 발생했다.
물량 몰아주기와 관련해 시큐아이닷컴 관계자는 “보안체계를 컨설팅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와 제품을 공동으로 제공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룹 관련 물량 비중이 많은 면이 있다”며 “그룹 관계사들과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매출도 발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시큐아이닷컴의 최대주주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이다. 시큐아이닷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원은 현재 600만주(52.1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 삼성SDS가 각각 2,3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에스원이 시큐아이닷컴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배경에는 이재용 현 삼성전자 사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2000년, 당시 전무였던 이 사장은 출자를 통해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 등을 세워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이 전무가 이끌던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위기에서 삼성계열사들은 이 전무가 운영하던 회사들의 인수했다.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 전무와 지분을 인수한 회사들에 대한 배임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시큐아이닷컴의 최대주주인 삼성 계열사 에스원도 당시 이 전무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2008년 에스원은 시큐아이닷컴 지분 45.5%를 약 33억원에 사들였다. 다른 삼성 계열사들도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등의 지분을 사들였다. 계열사의 지분 매입으로 이 사장이 사업을 정리하자 시민단체가 배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삼성 측은 “시민단체들이 이 전무의 출자를 문제 삼아 부당내부거래 의혹을 제기해 지분을 정리한 것”이라며 “이 전무가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면서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을 정리했다”고 언론 등을 통해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