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경기침체 장기화로 12대 그룹 가운데 4곳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CEO(최고경영자), 기업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12대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한진그룹, GS그룹, 금호그룹, 동부그룹 등 4곳의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대출금이나 회사채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따진 수치다. 이 수치가 1을 초과하면 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많다는 것을, 1 미만이면 현금 이익으로 이자마저 충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12대 그룹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24로 작년 동기의 2.94보다 0.7포인트 줄어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진 곳은 현대차와 삼성그룹 등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0개사는 낮아졌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9.38에서 올해 10.29로 무려 0.91포인트 향상됐고, 삼성그룹은 2.98에서 3.01로 0.03포인트 개선됐다.
금호그룹은 2.44에서 0.22로 2.22포인트 줄었고, GS그룹도 2.39에서 0.76으로 1.63포인트 악화됐다. 동부그룹도 0.73에서 0.36으로 0.37포인트 감소했다.
92개 계열사별로 작년보다 개선된 기업은 31.5%인 29곳에 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타임월드(735.62)였다. GS홈쇼핑(220.46), 부산도시가스 (133.23), 삼성정밀화학(112.96) 등의 순이다.
각 그룹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13.11), 롯데쇼핑(5.95), SK텔레콤(3.92), 삼성전자(2.80), LG전자(1.84), 현대중공업(1.61) 등도 유동성이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0.64), SK네트웍스(0.56), LG유플러스(0.45), 대한항공(0.09), GS칼텍스(비상장 0.09) 등은 1 이하로 유동성 위험이 컸다.
LG생명과학, SK하이닉스, 한진해운, 금호산업, 현대정보기술, LG디스플레이, 코스모신소재, SK솔믹스, 동부로봇, 포스코강판, 한진해운홀딩스,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영업적자를 기록한 탓에 각종 금융비용을 내부유보금이나 다른 빚을 내서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