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해마다 한차례씩 기업의 역할과 발전방향에 대한 화두를 제시해왔던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이번에는 '착한 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간 '스마트 기업'론을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9일 본사 문화홀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갖고 사회와 기업의 갈등에서 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업의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스마트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스마트 기업'에 대해 "기업의 이익을 줄이고 사회적 이익을 늘리는 '착한 기업'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방적 나눔이 아닌 기업과 공동체가 함께 발전해 가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남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부친으로 매년 이맘때쯤 임직원에게 녹색혁명, 인사혁신, 품질혁명, 가격혁명 등 변화의 화두를 던져왔다.
그는 특히 골목상권 침해, 불공정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최근 유통업을 둘러싸고 거론되는 문제들에 대해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나름대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세부적인 사회적 책임 실천 전략으로 '책임혁명' 방안을 제시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제정한 가이드라인 'ISO 26000'의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공정운영, 소비자, 지역사회 등 7대 영역에 맞춰 신세계그룹이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 '지역사회' 영역에서는 동네 슈퍼에 이마트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골목상권과 상생방안을 찾고 사회기반 시설 지원 등 지속적인 지역 친화 투자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정운영'에서도 공정거래법 등의 법률 준수 차원을 넘어 조금만 도와주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중소 협력사를 선별하고 적극적으로 생산·판매를 지원해 신세계그룹과 협력회사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명예회장은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미국 월마트의 '건강식탁 5개년 계획' 같은 제도 운영을 검토하고 원산지 점검 강화, 고객 정보보호 등 고객신뢰도를 높이는 활동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문제는 사원, 협력사, 고객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환경' 문제는 회사가 커지더라도 이산화탄소 절대량은 줄어들 수 있도록 총량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특강에는 구학서 회장을 비롯해 신세계그룹사 대표와 임원, 백화점과 이마트의 실무 책임자급 부장 이상 간부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