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외형은 두 배 가까이 불어난 반면에 수익성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총자산 규모는 269조7천125억원으로, 2011년 238조9천898억원에 비해 1년 만에 30조7천227억원(12.9%)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41조1천42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른다. 증권사 자산 규모가 52조 원가량 됐던 2001년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0여 년 사이에 5배 이상 덩치가 커진 것. 국내 일반은행이 2008년 총자산 1천167조4천461억 원에서 2012년 1천258조9천812억 원으로 4년 동안 7.8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사들은 급격한 성장으로 자산 규모가 2008년 은행권의 12.1%였으나 작년에는 21.4%까지 올라가 격차를 크게 줄였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25조3천667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우리투자증권(24조8천435억원), 현대증권(17조4천351억원), 삼성증권(16조9천785억원), 미래에셋증권(16조7천441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의 몸집이 커진 것은 무엇보다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외국 투자은행(IB) 같은 대형증권사를 지향하며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1∼2년 사이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일부 채권 연계 금융상품에 고객 돈이 몰리면서 채권 발행액이 자산으로 잡힌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해마다 격감하고 있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을 보면 2009년 2분기 0.95%에서 2010년 0.56%, 2011년 0.42%, 2012년에는 0.21%까지 떨어졌다.
수익률 하락은 자산이 증가한 만큼 제대로 된 수익기반이 따라줘야 하는데 주식시장은 횡보를 계속하는 데다 수익성 있는 자산관리 상품은 팔리지 않고 여전히 위탁수수료 수익이 전체의 55%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이태경 수석연구원은 “증시 호황기 때 거래대금이 9조5천억∼10조원 정도 되는데, 현재는 6조원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주식형 펀드나 랩 어카운트 등 고수익 상품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