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임영규 기자]“지난해 기업 31.6%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았다.”
이 같은 결과는 이지홍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2월 결산인 국내 비금융 상장기업 1510개의 실적을 분석해 내놓은 ‘2012년 국내기업 경영성과, 글로벌 기업보다 낙폭 컸다’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며 부채상환 능력이 악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국내기업 10곳 중 3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국내 기업의 비중은 31.6%다. 전년도의 27.7%보다 늘어났다.
이 연구원은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라면서 “이 수치가 1보다 낮다는 것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그해 지불한 이자조차 충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해 기업 수익성 악화를 꼽고 있다. 지난해 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증가율은 4.3%로 전년도(10.5%)의 절반이 채 안 됐고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도 이 기간 4.7%에서 3.8%로 낮아졌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또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떨어뜨린 이유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여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고 환율 상황도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부진한 경영성과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위기업이 이익을 독점하는 현상도 지난해 더욱 심해졌다”며 “조사대상 중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6.5%에서 2011년 41.6%, 2012년 50.8%로 갈수록 확대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