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역사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투철한 역사의식을 함양할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있다”면서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역사 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사실 현대·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 소양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이미 가동 중에 있다. 지난 9월부터 해외 업무 담당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란 이름으로 역사 강의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의 시험 격인 ‘인·적성검사’(HMAT)에서도 자동차회사로선 이례적으로 역사에 대한 소양과 사관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돼 화제가 됐다.
당시 검사에선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 등 2개 문항 중 하나를 택해 짧은 에세이를 쓰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그런가 하면 현대·기아차는 올 한 해 해외 딜러 및 A/S 직원, 해외 우수고객, 해외 기자단과 오피니언 리더 등 모두 1만여 명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현장을 탐방할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도서 ‘인사이드 코리아(Inside Korea)’를 한림출판사와 공동 기획·발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발언과 관련 “확고한 역사관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와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글로벌 인재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溫故而知新)는 논어의 구절처럼 역사 공부가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적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신입사원 교육 때도 토론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부터 시사점을 얻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입사 후에도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할 계획이다.